[정의]

1911년 일제가 한국의 토지 제도를 변화시키기 위해 경기도 광명 지역에서 실시한 경제 정책.

[개설]

일제는 1910년 9월 오키나와와 대만에서 토지를 조사한 경험을 바탕으로, 같은 해 9월 30일 「조선총독부 임시토지조사국관제(朝鮮總督府 臨時土地調査局官制)」를 공포하고 1912년 8월에는 「토지 조사령」을 공포하였다. 일제는 전 근대적인 소유 관계 아래에 놓여 있는 토지 소유 관계를 근대법의 토지 소유 관계로 변화시킨다는 구실로 토지조사사업을 강행하였다. 이리하여 토지를 약탈하고 지세를 수탈할 목적으로 1918년까지 8년간 2,456만 원이라는 거액이 투입된 토지조사사업이 전면 실시되었다.

[사업 추진 배경]

일제가 우리나라 토지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고 야욕을 드러낸 것이 1903년 황무지 개간권 요구였다. 이것은 당시 일본 내부의 공업화 과정에서 소외된 자국 농민들의 보상 방안에 기인한 것이었다. 이후 일제는 우리나라를 식민지화한 후 근대적 토지 소유권 제도를 확립한다는 명목으로 신고주의에 입각해 소유권 증명서를 발급했는데, 이 과정에서 절차를 잘 모르거나 일제 시책에 동의하지 않은 민족적 인사들의 토지가 국유지로 편입된 경우가 많았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면, 1910년 12월 말 당시 경기도의 전답은 22만 7,549.8정보였으나, 토지조사사업이 완료된 1918년 7월 말에는 38만 5,802정보로 약 70%의 면적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동양척식주식회사의 경우 동일한 기간에 농지 면적이 2.6배 증가했다. 그리고 이렇게 급속히 증가한 농지는 경기도에 정착한 일본인 농업 이민자에게 제공되어, 토지조사사업의 목적이 토지의 약탈과 일본 농업 인구의 한반도 유입을 통한 한국 농업의 봉건적 재편성이었음을 드러냈다.

이러한 사실은 호구의 증감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1910년 시흥 지역의 조선인 호구 수는 1만 1,718호였고 일본인 호구 수는 325호였으나, 1918년에는 조선인 호구 수는 521호 감소한 반면 일본인 호구 수는 193호 증가하였다. 이는 본래 영등포 지역에서 집단 거주지를 형성했던 일본인들이 농업 지역인 시흥으로 이동했고, 시흥 지역의 농민들은 토지에서 유리되어 도시로 이동한 결과였다. 이렇듯 토지조사사업은 광명 지역을 포함한 시흥 지역 농민들의 희생을 강요했고, 이에 대한 농민들의 반발은 민족적 자각으로 이어져 노온사리 만세운동 등 3·1운동 당시 많은 항일 운동이 일어나는 배경으로 작용하였다.

[내용]

일제의 토지조사사업은 4단계를 거쳐 완결되었다. 제1단계는 1907년부터 1908년까지, 재정리라는 명분으로 궁장토와 목장토 등 각종 토지를 국유지에 포함시켜 면적을 강제로 창출한 시기이다. 제2단계는 1909년 6월부터 1910년 9월까지, 앞서 국유지로 확보한 토지에 대해 면적과 소작료, 소작농을 조사한 시기이다. 제3단계는 1910년 9월부터 1918년 1월까지, 주로 민간 소유 농경지에 대한 조사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행하는 도중에 국유지의 소유권을 등기한 단계이다. 제4단계는 1918년 1월부터 12월 사이에 국유지 대장과 지적도를 작성해 국유지에 대한 지배 체계를 최종적으로 확립·완료한 시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