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목차

철산동 우리 동네, 주민자치와 복지의 모범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31C030201
지역 경기도 광명시 철산3동·철산4동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양철원

[주민 생활 거버넌스를 이룬 주민 참여형 주민센터]

철산동 지역은 시 승격 이후 광명시의 중심지로 성장해 나갔다. 그러다 보니 현대 행정의 기본 서비스인 복지 사업과 주민센터 운영이 다른 지역에 비해 빨리 자리 잡거나 선진적인 시스템이 시도되어 모범적인 사례를 많이 배출하였다.

철산4동에서 살게 된 지 16년이 되었다는 임봉식[1930년생] 씨는 요즘 목요일만 손꼽아 기다린다며 이렇게 말한다. “아무 연고가 없어서 외로웠는데 강좌도 듣고 운동도 하고 친구도 사귀니까 힘이 나요. 매주 주민센터에 나오는 재미로 삽니다.”

이렇듯 임봉식 씨는 매주 목요일은 주민센터에서 보낸다. 오전에는 체력단련실에서 가볍게 운동을 한 후 점심을 먹고, 오후 3시부터는 주민센터 2층 다용도실에서 맷돌체조를 배운다. 어르신들이 따라 해도 큰 무리가 없는 체조로 파견 강사가 진행하는 무료 프로그램이다.

동사무소가 주민센터로 변화한 지 10년 동안 주민센터의 업무는 크게 변화했다. 예전의 주민센터는 주민등록등본과 주민등록초본, 인감증명 발급 등의 소극적인 민원 업무를 처리하는 곳이었지만 최근에는 적극적인 대민 업무를 찾아서 개발하고 있다.

주민센터의 주요 업무는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뉘는데, 기존의 증명서 발급 등의 민원 업무와생활 환경 개선 사업 등의 행정 업무, 주민 생계와 관련 있는 복지 업무, 주민자치 역량 강화를 위한 자치 업무 등이 그것이다. 주요한 변화는 최근의 복지 정책 강화에 따라 사회복지사가 배치되어 있으며, 도움이 필요한 영세민 외에도 차상위 계층의 주민들에 대한 복지 활동 영역도 점점 늘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큰 변화는 주민자치위원회와 주민자치센터의 운영이다. 주민자치센터는 주로 문화예술과 취미 강좌를 개설해 운영하고, 유휴 공간을 활용해 주민 헬스장을 설치하는 등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과거 행정의 대상으로 여겨졌던 것이 이제는 시민들의 민주적인 참여와 주체적인 참여로 이루어지고 있고, 가깝고 편한 곳에서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여가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민자치센터는 그 의미가 크다.

예를 들어, 3층 건물로 되어 있는 철산4동주민센터는 1층에서 기존의 민원 업무를 처리하고 2층의 다용도실과 회의실에서는 각종 주요 강좌가 이루어진다. 2004년에 리모델링을 해 내부는 산뜻하고 쾌적하다. 동네 특성상 철산4동은 경사로가 많아 주민센터에서 재해·재난 예방을 위한 봉사대를 구성하여 운영 중이며, 매월 첫째 목요일에는 홀로 사는 어르신들을 초청해 생신상을 차려 드리고 있다. 이 사업은 주민자치위원회와 관내 제과점, 동부새마을금고, 통장협의회 등의 후원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한편, 철산3동주민센터는 2010년에 철산주공12단지 옆 시유지에 새로 조성되는 복합 건물로 이전할 계획이다. 5층 규모의 이 복합 건물에는 주민센터 외에도 시립 도서관과 건강 증진 센터 등이 함께 입주하게 된다. 철산3동 주민센터는 길거리 농구대회와 족구대회, 탁구대회 등을 개최하고 있으며, 방학 기간에는 초등학생 농촌 체험 및 병영 체험 등을 운영하고 있다.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는 탁구교실의 경우 기수별로 참여하고 기수가 끝나면 동아리로 활동하는 등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 동안 참여한 이들이 200여 명에 이르는데, 1주일에 2회씩 모여 운동을 하고 친목을 나누고 있다.

철산2동은 2007년도부터 철2사랑회를 구성해 지역 독거노인들을 돌보거나 장학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동 자문위원회나 주민자치위원에 참여하는 이들이 개별 회원 자격으로 철2사랑회에 참여해 회비를 내고 있으며, 지역의 종교 기관에서는 단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김장 담가 주기, 복날 삼계탕 대접하기, 야쿠르트 배달 사업 등을 통해 독거노인이나 국민기초생활수급자 등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을 챙기고 있다. 철2사랑회는 주민센터나 주민자치위원회 등과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는데, 이러한 주민자치 모델은 다른 동으로 확산되어 벤치마킹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렇듯 철산동의 주민센터들은 자신의 삶의 터전에서 쉽게 문화 활동을 할 수 있는 문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개발하고 있다. 또한 주민센터를 통해 모인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봉사 단체를 만들어 주위의 어려운 이웃들을 돕고 있다. 이는 주민들이 참여해 지역의 일을 해결하는 주민 참여형 행정 시스템인 거버넌스 행정의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한때 동사무소 폐지와 대동제[2~4개의 동사무소를 통합하여 1개소로 운영] 실시도 논의된 적이 있을 정도로 동사무소의 역할에 대한 무용론도 있었다. 그러나 철산동의 동사무소는 주민센터로 탈바꿈하면서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 속에 삶의 현장에서 요구되는 다양한 행정 서비스와 문화생활의 욕구에 부응하는 등 다양한 사회 변화에 발맞춰 지역에 밀착해 주민자치의 영역을 확대해 가고 있다.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한 복지 활동]

최근에는 정부에서 행하는 복지 서비스가 단순히 저소득층의 구제에만 머물지 않고 노인과 청소년 등의 특정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삶의 질 향상으로 그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지역의 복지관을 통해 잘 드러나는데, 철산동의 복지관도 예외가 아니다.

철산2동 현충탑 서편에는 철산종합사회복지관[이하 철산복지관] 있다. 철산종합사회복지관은 광명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복지관으로 1986년 철산2동 158번지에 자리를 잡았다. 지역의 복지 수요에 비하면 건물 공간이 그리 넉넉한 편은 아니지만 지역의 중심 기관으로 현재까지 운영 중에 있다.

철산종합사회복지관은 대지 면적 501.6㎡에 연면적 1,458.6㎡의 지하 1층 지상 4층 건물이다. 1987년 시민 복지관으로 개관한 이후, 1989년 종합사회복지관으로 승격되어 사회 복지 사업을 전개해 오고 있다.

2003년 12월 3일에 철산종합사회복지관으로 명칭을 변경했고, 이후 낡은 복지관 건물을 새롭게 단장하고 2006년도에 재개관했다. 이전에는 한국재활재단이 운영을 맡고 있었는데, 광명동 지역의 종합사회복지관을 맡게 되면서 위탁운영 주체가 (사)한국지역복지봉사회로 바뀌었다.

[지역의 공동체 의식을 키우는 복지 사업]

철산종합사회복지관에서 하는 주요 사업은 가족 복지, 교육 문화, 지역 사회 보호, 지역 사회 조직, 자활 사업 등이다. 이중 가족 회복과 관련한 프로그램이 중점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부설로 주간보호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가족상담실과 한부모가족지원센터도 복지관 내에 설치되어 운영 중이다.

이 중에서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은 철산동 주민들의 요구로 이루어졌는데, 시니어대학과 노인일자리사업 등의 형태로 추진되고 있다. 시니어대학은 지역 어르신들을 위해 복지관에서 운영하는 평생교육 프로그램으로 현재 13개 학과가 운영 중이다. 학생들은 총학생회를 구성해 자치적으로 움직인다. 여러 학과 중 어르신 댄스교실이 인기가 높다. 이 과의 학생들은 어르신 댄스 동아리 ‘해피스타’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는데, 역시 어르신들로 구성된 해피밴드와 함께 지역의 각종 행사에서 공연을 선보여 이름이 알려져 있다. 2009년도에는 시니어대학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어르신 신문을 제작하기도 했는데, 이렇게 활동이 활발하다 보니 시니어대학 출신 어르신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이 외에도 철산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고령화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2007년부터 일자리 사업을 시작해 확대해 오고 있다. ‘숲해설가사업단’, ‘실버운동지도사사업단’, ‘학교급식지도사업단’, ‘보육아동보조교사사업단’ 등이 어르신 일자리 창출 사업이 그런 예이다.

이러한 사업은 어르신들의 활동이 여가 선용 차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로 이어져 어르신들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2009년도 기준으로 초등학교 5곳과 지역 아동 보육 시설 94곳과 연계를 맺어 사업을 수행했으며, 199명이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했다. 특히 어르신들이 보육 시설이나 학교 급식 현장에서 아동이나 학생들을 만나 유대를 맺는 것은 일자리 효과 외에도 세대 간 교류와 교감이라는 지역 공동체 의식 회복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

“아침에 눈을 뜨면 일을 나갈 곳이 있고, 출근하면 반갑게 맞아 주는 선생님들과 아이들이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했다. 어린이집 아이들에게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 이것은 보육아동보조교사사업단의 ‘수호천사’에 참여했던 권호영 씨의 사업 참가 소감이다. 이렇듯 참여자의 만족도가 높았던 철산종합사회복지관의 어르신일자리창출사업은 2009년에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노인뿐만 아니라 청소년도 복지관의 주요 관심 대상이다. 철산종합사회복지관은 장학회를 운영해 지역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데, 철산2동에 거주하고 있는 김영면[1964년생] 씨는 철산종합사회복지관에 개인 기부를 한 것이 인연이 되어 장학회와도 인연을 맺게 됐다. 그는 2008년도에 개인 후원 회원으로 장학회에 참여했고, 2009년도에는 본인이 다니는 회사도 기업 회원으로 참여시켰다. 그는 아직도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들이 많은데 재정이 부족해 충분히 돕지 못하고 있다며 장학 사업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철산종합사회복지관은 이외에도 복지관 고유의 사업을 계속하면서 주민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저소득층 지원 사업, 방과 후 아동 및 청소년 지원 사업, 산재 근로자 역량 강화 프로그램 운영 등이 그 노력의 일환들이다. 철산종합사회복지관은 지난 해 11월 4일 지역 주민들을 초대해 개관 3주년 행사를 개최하였다. 지난 3년간의 활동 성과를 알리고, 행복나무가 결실을 맺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하는 자리했다. 문영희 철산복지관 관장은 철산종합사회복지관 재개관 3주년을 맞아 그 동안 복지관이 지역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고 자평하면서, 앞으로도 복지관에서 특색 있는 사업을 발굴하고 일에 집중력을 높이겠다고 새로운 각오를 다짐하기도 했다.

[청소년들의 안식처로 자리한 곳]

철산종합사회복지관을 나와 현충근린공원 남쪽으로 돌아가면 2층짜리 작은 건물이 보인다. 바로 광명시 청소년종합지원실이다.

광명시 청소년종합지원실의 애칭은 ‘푸른정거장’인데, 청소년들의 ‘푸른 성장’을 돕겠다는 취지가 담긴 이름이다. 2008년 기준으로 광명시에는 7만 1000명에 이르는 청소년들이 거주하고 있다. 시 전체적으로 청소년 시설이 적은 형편에서 이곳은 종합적인 청소년 지원 업무를 수행하는 곳이다.

광명시 청소년종합지원실에는 소그룹 활동 동아리방, 상담실, 회의실, 창작공방 등이 있다. 원래 이 건물에는 보훈 단체가 입주해 있었는데, 보훈회관 건립으로 비게 되자 청소년 시설로 바꾸었다.

2005년 6월 4일 개관한 광명시 청소년종합지원실은, 처음에는 지역 문화 활동 기관인 광명문화원이 시로부터 위탁을 받아 ‘청소년 둥지’ 자리에 개원하여 운영하다가 이후 청소년 전문 법인 단체인 ‘좋은친구들’이 맡아 운영하고 있다.

푸른정거장[광명시 청소년종합지원실]에서는 지난 2005년부터 청소년과 성인을 1:1로 직접 연결한 ‘멘토링 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이 사업은 가정 해체, 학교 부적응, 비행 등의 위기를 겪고 있는 청소년들을 건강하게 성장시키기 위해 성인 자원 봉사자가 ‘멘토’가 되어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조언과 지지를 해 나가는 사업이다. 성인 참가자들은 멘토가 되기 위한 사전 교육을 받게 되며, 결연이 된 후에는 서로 ‘멘토’와 ‘멘티’의 관계를 맺게 된다. 멘토는 조언자인 성인이고 멘티는 피조언자, 즉 조언을 받아들이는 청소년이다.

실제 이름을 밝힐 수 없는 김모[18세] 군은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자퇴를 한 후 현재 푸른정거장에서 대학 진학을 위한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다. 그의 곁에는 멘토 이일규[카센터 운영] 씨가 있다. 이일규 씨는 “1년 정도 멘토 역할을 했는데 보람을 느낄 때가 많아요. 김군은 여러 사건이 중첩돼 소년원에 수감되기 직전에 있었는데 심층 면접을 통해 변화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탄원서를 내 소년원에 가지 않게 했고 이곳에서 생활하면서 대학 진학을 준비시키고 있어요. 김군을 보면서 보람을 느낍니다.”라고 말했다.

멘티인 김군 역시 "학교 다니지 않는 아이들을 비행 청소년으로 취급하는 시선이 가장 힘들지만 멘토 선생님과의 대화와 보살핌으로 많은 부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푸른정거장에서는 멘토링 사업 외에도 학교 부적응 학생들을 대상으로 ‘나다움학교’를 운영해 검정고시 준비를 돕고 있다. 이곳에서는 학교 부적응 아이들을 돌보며, 이들이 정상적으로 사회에 적응하고 복귀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학습을 지원한다. 인문학 교육, 텃밭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학생 중에는 이런저런 이유로 때를 놓쳐 뒤늦게 청소년들과 함께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성인 학습자들도 간혹 있다. 이들의 경우 사연도 사연지이만, 학습에 대한 열정도 남다르다. 푸른정거장은 이외에도 청소년 유해 환경 모니터링 사업, 장애우 통합 프로그램, 청소년 신문 만들기, 진로 및 가족 상담 활동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며 지역민들이 보다 건강하고 건전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정보제공]

  • •  임봉식(남, 1930년생, 철산4동 주민)
  • •  권호영(남, 1942년생, 철산복지관 회원)
  • •  이일규(남, 1964년생, 푸른정거장 멘토)
  • •  김영면(남, 1964년생, 철산2동 주민)
  • •  문영희(여, 1971년생, 철산복지관장)
[참고문헌]
등록된 의견 내용이 없습니다.
네이버 지식백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