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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맘 은주씨의 출산과 육아 분투기 이전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31C020206
지역 경기도 광명시 철산3동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민성혜

2008년 11월에 결혼한 은주[가명, 1980년생] 씨는 문화 관련 기관에서 일하기 때문에 봉급이 많은 편이 아니고 주말에도 일을 해야 할 때가 많다. 남편도 같은 계통에서 일하기 때문에 비슷한 상황이라 아기는 1~2년 후에 낳겠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일하여 기반을 잡기로 약속했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그 무렵 은주씨는 말이 망아지 세 마리를 낳는 꿈을 꾸었고, 친정어머니께선 누런색 구렁이가 나타나는 꿈을 꾸었다. 은주씨와 남편 현석[가명] 씨는 모든 계획이 바뀌게 되어 상당히 당황했지만, 소식을 들은 양가 부모님이 어찌나 기뻐하시던지 곧 긴장을 풀고 첫 아이를 가진 기쁨을 누리기로 했다.

[출산을 위해 정보 수집에 나서다]

임신을 확인한 은주씨는 병원 선택이나 출산을 위한 정보를 얻기 위해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카페들을 검색해 보았다. 새로 가입한 출산과 육아 관련 카페에는 ‘광명지역방’이 따로 설치되어 있어, 같은 동네의 비슷한 아기 엄마들로부터 병원과 산후 조리원에 대한 정보를 얻고, 임신 중에 준비할 것과 출산을 위한 정보를 얻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정시 퇴근이 어려운 직장이다 보니 온라인 카페나 쇼핑몰을 주로 이용할 수밖에 없었는데, 따로 시간 내어 물품을 사러 나가는 것보다는 훨씬 편리했다.

가까운 산부인과를 찾아간 은주씨는 모든 병원에서 아기를 낳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실제로 광명시에는 13개의 산부인과의원과 1개의 산부인과병원이 있지만, 모든 병원에 분만 시설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병원은 인터넷 카페 광명지역방 회원들의 추천으로 결정했고, 산후 조리는 시댁도 멀리 있고 친정어머니도 직장이 있는지라 산후 조리원으로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병원에서의 산전 검사는 초음파 검사와 입체 초음파 검사, 임신성 당뇨 검사, 빈혈 체크 등을 했다. 기형아 유무를 알기 위한 트리플 검사는 광명시 보건소에서 주는 무료 검사 쿠폰을 받아 병원에 제출한 후에 검사를 했고, 검사비는 국가에서 지원해 준 고운맘카드[20만 원] 등을 포함해서 40만 원 가량을 지출했다.

[영아 보육 시설과 출산 휴가를 준비하다]

은주씨는 출산 준비를 하면서, 병원과 산후 조리원을 고르고 출산 준비물을 사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직장에 출산 휴가를 신청해야 하고, 아기를 돌봐 줄 곳도 찾아야 하는 일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는 분께서 빨리 좋은 어린이집을 찾아서 태아 상태로라도 대기자 명단에 올려야지 그렇지 않으면 돌볼 곳을 찾기 어렵다고 했으나, 아파트 단지마다 설치된 많은 어린이집을 보면서 설마 맡길 곳이 없을까 싶어 차일피일 미루게 되었다. 그러나 은주씨는 서두르지 않았던 것을 곧 후회하게 되었다. 출산 후 시립 어린이집에 대기자로 명단을 올렸으나, 2년 이상은 기본으로 대기해야 한다는 말에 시립 어린이집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마음에 드는 곳은 이미 정원이 찼기 때문에 가정 어린이집을 직접 돌아보며 사전 조사를 했고, 그 중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 내에 영아를 보살펴 주는 어린이집이 있어 그곳으로 결정하게 되었다.

은주씨가 다니고 있는 직장의 출산 휴가 규정은 따로 세세하게 되어 있지는 않고, “여직원의 출산 휴가는 90일로 한다”라는 규정만 있다. 은주씨 주변에는 출산 휴가에 대해 의논할 곳이나 출산 휴가를 경험한 이가 없어서 여성워크넷 등 노동부 인터넷 홈페이지를 참고하고, 철산3동에 위치한 광명시 고용안정센터에 직접 방문해 알아보며 출산 휴가를 준비했다.

은주씨는 출산 휴가를 준비하면서 출산 휴가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낮은 것에 당황스러웠다. 특히나 근무 조건이 열악한 문화 관련 기관의 입장에선 출산 휴가라는 상황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한편 서운한 생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출산과 출산 휴가는 당연한 권리라는 생각이기도 했고, 기관의 입장에선 어려운 형편이었지만 법대로 이행해주어 고맙기도 했다.

[출산은 곧 육아 전쟁의 시작]

출산 하루 전 새벽부터 첫 진통이 시작되어 다음날 오전 11시쯤 은주씨는 남편 현석 씨의 권유로 병원에 갔는데, 도착하자 양수가 터지고 진통이 시작되었다. 담당의가 아기가 태변을 본 것 같아 상태가 좋지 않으므로 수술을 하자고 권유했다. 막연히 자연분만을 하리라고 생각하다가, 예상치 못한 상황이 되어 어른들과 의논할 겨를도 없이 제왕절개를 결정하게 되었다.

은주씨는 마취를 하여 잠이 들었고, 현석 씨는 수술실 밖에 대기하고 있다가 잠시 들어와 의사의 지시로 탯줄을 직접 자르고 곧바로 밖으로 나갔다고 한다. 은주씨가 잠에서 깨어나니 배는 홀쭉해 있었고, 저녁 7시가 되어서야 처음으로 아기를 만나게 되었다. 수술을 한 상태라 몸이 회복되지 않아 움직이는 것이 고통스러웠지만, 입체 초음파 동영상에서 만났던 아이가 어느덧 눈앞에 나타나 있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자연분만을 하지 못할 경우에 대해 병원 측에서 미리 인지할 수 있도록 설명해 주었다면, ‘안 해도 될 수술을 한 것이 아닐까?’ 하는 미심쩍음이 덜하지 않았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첫 수유는 몸 회복을 위해 옆으로 누워서 먹이는 것부터 시작했는데, 다행히 모유 수유에 성공했고, 직장에선 유축기를 이용해 젖을 냉동 보관해 두었다가 아이에게 먹이고 있다.

은주씨는 아기는 엄마와 함께 있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잠깐씩 떨어져 있다가 만남으로써 아기에 대해 더 애틋한 감정도 생기고 주말에 잘 돌볼 수 있는 장점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아니,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굳게 다지고 있다. 현실적으로, 아이를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을 생각하면 일을 그만 둘 수도 없기 때문에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아이를 키우는 건 부모만의 몫일까?]

은주씨는, 광명시에서는 2009년 10월부터 위탁 의료기관에서 필수 예방 접종을 하는 광명 지역의 만 12세 이하 아동에게 B형간염·결핵·홍역·일본뇌염·수두 등 8종, 총 22회 접종비를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은주씨는, 예방 접종 비용 지원뿐만 아니라 보건소에서 접종을 빠뜨리지 않도록 통합해서 관리해 준다면,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육아의 사회적 비용에 대해 생각해 볼 때이다. 주부의 ‘집안일’을 사회적 비용으로 환산함으로써 가사 노동의 가치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이끌어 냈던 것처럼, 대가족 하에서 또는 마을 공동체가 함께 돌보면서 자연스럽게 해소되었던 육아 비용을 현대의 핵가족화 된 환경이라는 시점에서 사회적 비용으로 환산해 볼 필요가 있다.

육아의 사회적 비용에 대한 이해는 육아 문제에 대한 국가적·사회적 인식의 전환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인식의 전환을 통해 육아 환경이 변화된다면 육아는 경제적, 육체적 고통이라는 두려움에서 벗어나 가정의 미래와 행복이라는 공식으로 되돌아올 것이다.

[정보제공]

  • •  이은주(가명, 여, 1980년생, 문화 활동가)
[참고문헌]
  • 광명시 인터넷방송(http://igbs.gm.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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