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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시골길에 고속도로가 놓이기까지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31B010102
지역 경기도 광명시 노온사동 능말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김덕묵

아방리[능말]는 동쪽으로는 한치고개를 사이에 두고 하안동 밤일마을과 경계를 이루고, 서쪽으로는 마을 앞에 있는 목감천을 경계로 시흥시와 맞닿아 있다.

또한 북쪽으로는 음배고개를 경계로 원노온사와 접해 있고, 남쪽으로는 동창골과 경계를 짓는다. 이렇듯 아방리[능말]로 통하는 길은 마을 주민들의 동선을 알려 주는 지표가 된다. 주민들이 마을 밖으로 나가는 동선을 중심으로 하여 그들의 생활 권역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아방리[능말]는 예부터 능말·능촌·아왕리·앙왜라고도 불렸는데, 이것은 모두 민회빈 강씨(愍懷嬪 姜氏)[1611~1646]의 무덤인 영회원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아방리[능말]의 교통 사정을 조사해 보면, 1970년대 이전만 하더라도 외부로 통하는 주민들의 동선은 시장과 행정 소재지와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근에 광명시와 안양시, 시흥시 등 중소 도시들이 발달하고 도로망이 확충되어 대중교통이 편리해지면서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주민들의 동선도 확대되고 복잡해졌다.

가족들도 각각의 생업과 형편에 따라 주로 수도권 여기저기에 분산되어 살아서 마을에는 주로 노년층이 중심이 되고 있다. 출가한 젊은 층들이 마을을 떠나는 이유 중에는 그린벨트로 묶여 있는 마을에서 집을 구입하지 못한 이유도 있다. 오늘날 토박이 주민들의 수가 점점 줄어드는 사정은, 역설적으로 보면 주민들의 생활권역이 폐쇄적인 향촌 사회에서 개방적인 도시 사회로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뱀내장과 소사장, 영등포시장으로 가던 옛길]

1970년대 이전까지 아방리[능말] 사람들은 시흥에 있는 뱀내장[사천장]과 소사장, 서울의 영등포시장을 주로 다녔다. 아방리[능말]에서 10리[약 4㎞] 정도의 거리에 있는 뱀내장과 소사장은 5일마다 서는 장이었다. 뱀내장과 소사장에는 소나 돼지 등의 가축을 매매하기 위해 많이 다녔고, 영등포시장은 농산물을 판매하기 위해 주로 다녔다. 가끔은 소를 팔기 위해 수원 우시장에도 다녔는데, 아방리에서 수원 우시장까지는 40리 정도 된다.

아방리[능말]에서 시흥으로 가는 옛길은, 현재 온신초등학교 뒤에서 밭 사잇길을 따라 상여집이 있는 공동묘지 앞을 지나 목감천을 건너가는 길이다. 예전에는 목감천에 다리가 없어서 비가 많이 오면 건널 수가 없었다. 현재 능촌사거리에서 시흥으로 가는 대로는 예전의 농토에 도로를 낸 것이다.

과거 아방리[능말]는 시흥군 서면에 속했기 때문에 행정적인 일을 보기 위해서는 서면 사무소가 있는 설월리[일명 서러리]까지 가야 했다. 능말설월리 사이에는 구름산이 가로 놓여 있기 때문에, 설월리로 갈 때는 한치고개를 넘어서 가거나 영회원을 지나 구름산을 넘어갔다. 한치고개를 넘어가는 길은 마차가 다닐 수 있었지만 영회원 쪽으로 가는 길은 산길을 따라 간다. 이 길을 따라 설월리로 가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도보로 40분에서 1시간 정도 걸린다.

과거 영등포시장을 다닐 때도 대중교통이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주민들은 수레를 끌고 도보로 다녔다. 과거 이렇게 아방리[능말]의 주민들이 먼 곳으로 시장을 다닐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현재 광명시 도심에 속하는 광명동철산동 지역은 안양천목감천이 범람할 때마다 늘 침수되는 지역이어서 마을이 발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과거에는 주로 능말이나 소하동 등 광명시 남부 지역에 취락이 발달했기 때문에 오늘날의 광명 지역에는 시장이 발달할 수 없었다고 한다.

[거미줄 도로로 생활권이 넓혀지다]

1970년대 이전만 하더라도 아방리[능말]는 폐쇄적인 향촌 사회의 특징이 지배적인 마을이었다. 주민들의 생활권역을 나타내는 동선 역시 면소재지가 있는 설월리와 도보로 하루 안에 시장을 보고 올 수 있는 인근 지역의 5일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그러나 개방적인 도시 사회로 진입하면서 행정 구역이 재편되고, 전통적인 5일장이 기능을 상실하면서 상설 시장과 점포들이 발달했다. 과거 단조로웠던 도로망이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뻗어 나가면서 여러 도시로의 연결망을 구축하였다. 게다가 인근에 광명IC가 생기면서 고속도로 이용이 편리해지고, 대중교통의 발달과 자가용이 대중화되면서 원거리로의 이동도 더욱 빈번해졌다. 마을에 있던 주민들의 선산이 충청도 지역으로 많이 내려간 것도 이러한 도로 및 교통수단의 발달을 기반으로 한다.

교통이 편리해지면서 요즘 아방리[능말] 주민들은 주로 광명시내로 많이 다닌다. 시흥과 안양도 쉽게 다닐 수 있는 등 생활권이 확대되었다. 한때 이 지역 생활권의 중심이 되었던 시흥의 뱀내장과 소사장은 도시화가 진행되던 30여 년 전부터 전통 오일장으로서의 기능이 퇴색해 버렸다. 현재 아방리[능말]는 비교적 교통이 편리한 마을에 속한다. 제2경인고속도로 광명IC에서 나와 주유소 부근에서 우회전하면 바로 접하는 마을이 아방리[능말]다.

능촌사거리는 시흥에서 한치고개를 넘어 하안동을 지나 서울시 독산동으로 이어지는 범안로광명사거리에서 광명역으로 가는 광명로가 만나는 지점이다. 이곳에는 교통량이 많아 지하차도까지 만들어져 있다. 현재 마을을 경유하는 버스는 화영운수차고에서 안양역 구간을 운행하는 11번, 경원여객에서 여의도환승센터 구간을 운행하는 320번과 본오아파트에서 여의도역 구간을 운행하는 301번, 노온사동에서 목동 구간을 운행하는 6637번이 있다.

[정보제공]

  • •  이재숙(여, 1932년생, 노온사동 주민)
  • •  강진근(남, 1938년생, 노온사동 주민, 금천강씨 종친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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