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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의 소금이 드나들던 도고내고개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31A020102
지역 경기도 광명시 소하2동 설월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이성학

[가학산을 끼고 도는 고개]

도고내고개서독산구름산 사이에 있는 가학산을 끼고 도는 고개로 학온동[옛 가학동]에서 설월리로 넘어오는 길목으로, 안산이나 시흥 방면에서 오는 사람들이 서울로 가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길이기도 했다. 지나다니는 사람이 많은 고개일수록 애환도 깊은 법이다. 도고내고개에 얽힌 사연을 들어 보자.

설월리 토박이 김정관[1932년생] 씨에 따르면 도고내고개에는 성황당이 있었다고 한다.

“지금 저 군부대가 있는 도고내고개에 성황당이 있었어요. 그런데 성황당 고개를 넘어서 이쪽[설월리]은 저쪽 사람들과 결혼을 잘 하지 않았어요…… [그곳을 지나가면 부정 탄다고] 그게 다 미신이지요. 지금은 모두 없어졌어요.”

보통 마을 어귀나 고갯마루에 흔하게 있는 게 성황당이었는데, 결혼을 꺼릴 정도였다면 지나친 감이 없지 않다. 설월리가 민속 신앙이 강했던지 아니면 다른 사연이 있었던 듯하다.

2010년 현재 90세가 되는 설순금[1921년생] 씨는 열여덟 살에 학온동에서 설월리로 시집을 왔다. 설순금 씨는 당시 가마를 타고 도고내고개를 넘던 감상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학온동에서 시집올 때 도고내고개에 나무가 너무 많아서 길이 비뚤어서, 가마꾼들이 똑바로 서지 못하고 뒤뚱뒤뚱 걸어 아주 혼났어…….”

설순금 씨는 또한 6·25전쟁을 거치는 동안에 느꼈던 친정아버지의 애타는 부정(父情)을 아직도 깊이 간직하고 있었다. “6·25때 친정아버지가 도고내고개를 넘어 낮에도 밤에도 오셔서 ‘우리 집에 소마차가 있으니 같이 피난가자’고 권하셨지만, 어머니에게 복 있으면 살고 없으면 죽는다고 말씀드렸지. 친정아버지가 도고내고개서 여기 설월리를 돌아보고 또 돌아보며 울고 넘어 가셨대.”

[도고내고개를 넘어 소금이 넘나들다]

학온동, 일직동, 노온사동, 소하동에 걸쳐 있는 가학산은 광명시에서 두 번째로 높은 220m이고, 구름산과는 능고개를, 서독산과는 도고내고개를 사이에 두고 솟아 있는 독립된 산이다. 산세는 동쪽으로 오리동 계곡이 발달되어 있는 반면, 서쪽으로는 크게 두 산줄기가 뻗어 있다.

가학산을 끼고 도는 도고내고개는 일제강점기 안산과 소래 지역에서 소금을 가지고 시흥 서면으로 넘어오던 길이기도 했다.

설순금 씨는 당시를 다음과 같이 회고했다.

도고내고개 옆으로 광산이 있었어. 역사 있는 광산이지. 내가 그쪽으로 소금하러 갔었는데, 염전에 가려면 돌고개까지 가지. 야미로 소금 사러 다녔어. 엿 두 말, 서 말 만들어서 소금 바꾸러 다녔는데 넘어 오려면 무척 힘이 들었어. 도고내를 지나서 안산 쪽으로 조금 더 가면 돌고개가 염전께 있었어.”

변변한 교통편이 없던 시절 여자의 몸으로 무거운 소금을 지고 넘었을 고개를 생각하니, 그 고단한 시기를 묵묵히 견딘 삶의 무게를 감히 상상하기도 힘들다. 구름산가학산을 지나 도고내고개를 넘어 보는 코스는 다음과 같다.

• 산행 코스[구름산서독산 연결 산행 : 약 2시간 30분 소요]

설월리구름산 정상 → 철조망 옆길 → 대신빌라 앞 → 철조망 사이 출입문 → 무궁화아파트 우측길 → 주능선 삼거리 → 216봉[산불감시탑, 일명 가학산] → 도고내고개 → 사거리 안부→ 서독산 → 도로변[황룡사 입구 건너편 정류소]

[정보제공]

  • •  설순금(여, 1921년생, 소하2동 설월리 주민)
  • •  김정관(남, 1932년생, 소하2동 설월리 주민)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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