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8D0204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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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경상북도 울진군 죽변면 죽변4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이명동 |
해안에 거주하고 배를 모는 생업을 하는 이들에게 뱃고사는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중요한 것으로 간주된다. 그 내용과 절차에 있어서 차이는 있지만 출어를 시작하기 전 택일을 하여 뱃고사를 올리고 거친 바다와 바람에 자신의 안녕과 풍어를 기원하는 바람은 어디서나 유사하게 나타난다.
함경도의 아바이들과 죽변 선주민들이 공히 뱃고사를 올린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다만 그들의 제를 올리는 과정에서 진행 절차와 그 내용에 있어서 차이가 있지만, 뱃고사가 공동신앙이 아닌 개인적인 의례로서 이는 개개인의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함경도 아바이들의 뱃고사는 집과 배 두 군데에서 올린다. 먼저 집에서 올리는 고사는 ‘치성’이라고 하며, 배에서 올리는 제의를 ‘한창’이라고 한다. 고사를 지내기 전에는 배성주를 고쳐 맨다. 여기에는 종이를 펴고 그 위에 무명실 한타래와 돈 그리고 광목이나 삼베를 놓고 말은 후 양끝과 가운데를 묶는다. 돈을 넣기도 하며 쌀을 넣기도 하는데 보통은 돈을 넣는다. 고사를 지낼 때에는 배성주를 지방처럼 상위에 올려 놓고 고사를 모신 후, 배 선실에 걸어둔다. 더러 성주를 훔쳐가는 이들도 있어 집으로 가져와서 큰 방에 모셔두기도 한다.
죽변에서 뱃고사는 배를 처음 만들 때 모셨던 성주에 올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는 보통 집안에 모셔두는데, 비단 뱃고사가 아니더라도 집안의 대소사에 제를 올리기도 한다. 뱃고사는 배 중요한 장소에서 간단한 음식을 놓고 단잔배례를 행하는 것으로 진행되는데, 보통 조타실에서 시작하여 선장실 그리고 정지 등으로 옮겨간다. 이렇게 배 곳곳에 선원들의 안정을 기원하기 위한 제를 올리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배가 중요한 아바이들에게 뱃고사가 있다면 바다를 대상으로 생활하는 제주도 잠녀에게는 용왕멕이기가 중요한 의례 중 하나이다. 바다일을 하는 그녀들에게 특별한 금기사항은 없다. 그렇지만 1년 중 정월대보름 날 밤에 행하는 용왕멕에기는 꼭 행하는 중요한 의례 중 하나다. 이는 개인신앙으로 각자가 혼자서 행하는 것으로, 달이 수평선 위로 떠오르는 시간에 맞추어서 집에서 출발하여 바닷가로 향한다. 밥을 해서 참종이로 싸서 바다를 향해 던지는 경우도 있으며, 입쌀을 봉투에 넣어서 바다로 던지는 해녀도 있다. 또는 바닷가의 짬에서 간단한 제상을 차려놓고 비손을 행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개인에 따라서 다른 것이지만 비손의 내용은 한해도 평안하게 이 일을 할 수 있게 요청하는 것이며, 이로써 마음의 안정을 찾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