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8A0203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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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경상북도 울진군 평해읍 거일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이승훈 |
주변 다른 마을에서는 거일리를 말할 때 “거일 개는 입에 지전(돈)을 물고 다닌다.”라고 한다. 대게로 인해 많은 부를 쌓은 거일리를 지칭하는 표현이다. 당시에 후포항에는 활어수출과 대게로 통조림을 만들던 동림수산이 있어 거일2리에서 잡은 대게는 큰 것은 전량 동림수산에 위판되었고 크기가 작은 대게는 등짐장수들에게 팔았다. 그러나 보통 이러한 호황에 현재와 같이 선원에게 월급을 주는 경우에는 부를 축적하는 것은 배를 가진 선주들이지만 거일2리에는 거일2리만의 방식으로 부를 분배하여 마을 전체가 다 평등하게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
과거 거일2리의 배에는 선원이 7명이 탈 수 있었다. 각 선원들은 개인의 그물을 각각 가지고 갈 수 있었는데 한 명마다 50m의 그물 두 폭을 가지고 갈 수 있었다. 가지고 간 그물에 걸린 대게는 개인이 모두 가져가는 것으로 배의 주인인 선주에게는 배삯으로 잡은 대게의 10%를 주었다. 만약 개인이 한 접(100마리)을 잡게 되면 10마리를 선주에게 주는 것이다. 선주는 선원들이 대게를 많이 잡게 되면 배삯을 많이 받지만 적게 잡으면 배삯을 적게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일정 금액을 배삯으로 내는 것보다 더욱 안전한 방법으로 배삯을 받았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선주가 약간 불리한 경우가 있어 선원들은 선주가 배에 타지 않더라도 선주 몫의 그물을 한 폭 던져준다. 선주가 직접 배를 탈 때에는 선주는 세 폭의 그물을 던지게 되는 것이다. 또한 선주가 아니더라도 사군(선장)은 그물을 세 폭 던질 수 있다. 바다에 나가 대게를 잡아 온 지 오래 됐고 경험이 많은 사람은 사군(선장)이 될 수 있는데 이러한 사람은 그물을 세 폭 던질 수 있었다. 이런 제도 덕분에 마을에 잘 사는 사람이 많기보다 못사는 사람이 없었고 가난한 사람이 없었다고 마을 주민들은 말하고 있다.
동력선도 변변한 나침반도 없이, 산을 통해 길을 찾는 힘든 방법을 통해서 대게를 잡았지만, 선원 1인당 50마리 이상, 100마리 가까운 양의 대게를 잡을 만큼 많은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현재 빠른 동력선과 해상에서 배의 위치를 알려주는 GPS장비, 어군탐지기와 같은 첨단의 장비로 무장을 한 뒤로는 과거만큼 많은 수입을 올리지는 못하고 있다.
과거보다 대게를 잡지 못하는 것은 대게의 수가 줄어들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이렇게 대게의 수가 급격하게 줄어든 것은 어업기술의 발달에도 원인이 있다. 변화한 세월만큼이나 어업기술도 발달하여 과거에 비해서 바다에서 길을 찾는 것도, 고기가 서식하는 곳도 비교적 잘 찾게 되었다. 그러나 어업기술의 발달은 오히려 바다의 어족자원을 고갈시키는 배경이 되었다.
과거에는 그물을 바다에 던져 놓고, 걷어 올릴 때 그물에 묻은 흙을 보고 대게가 살 만한 서식지를 가늠하였다. 이러한 방법은 대게의 서식지를 모두 알 수 없었기 때문에 대게 자원이 보호가 되었으나 현재는 발달된 해도와 여러 전자장비로 해저의 지형까지 정확하게 알 수 있다. 또한 과거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바다 깊은 곳에 있던 암초까지 모두 밝혀져 대게의 서식지에서 대게를 모조리 잡아 자원이 고갈 상태에 이르게 되었다. 뛰어난 장비의 발달로 더 많은 어획고를 이루려 했으나 이러한 장비 때문에 어족자원의 고갈이 심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