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8030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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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農業 |
영어의미역 | Agriculture |
분야 | 정치·경제·사회/경제·산업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경상북도 울진군 |
집필자 | 여수경 |
[정의]
경상북도 울진군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토지를 이용하여 인간에게 유용한 동·식물을 길러 생산물을 얻어내는 경제 활동.
[개설]
울진군은 동해 바다를 끼고 있으면서도 산에 둘러싸여 있어 경상북도 지역 중에서 오지인 곳이다. 하지만 그런 까닭에 울진의 마을은 농촌, 어촌, 산촌이 다양하게 나타나는 지역이기도 하다. 비록 농촌, 어촌, 산촌 등 다른 환경에서 생활하지만 땅을 이용하여 생활에 필요한 것을 얻는 농업은 어디서나 행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울진의 지형 특성상 강원도와 인접해 있으면서도 고산지대가 많아 고랭지 농업도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현재 이런 농업의 형태를 뛰어넘어 울진군은 친환경 농업으로 발전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농촌 마을 웃광곡의 농업]
웃광곡은 ‘천섬터’라고 부를 정도로 벼농사가 잘되었던 지역이었다. 이 지역에서는 3월 10일 경 보매기라 해서 보를 매러 사람들이 나오는데 나오지 않을 경우 과거에는 벌금을 내거나 체면상 막걸리를 내기도 했다고 한다. 그리고 3월 말부터 논에 물을 대기 시작하는데 물을 대고 나서는 파종할 볍씨를 소금물에 담궈서 구별한다. 쭉정이들은 물 위로 뜨기 때문에 이런 볍씨를 제외한 것들을 종자로 쓰는데 논에 뿌리기 하루 전에 꺼내서 잘 말린 후 싹의 흰 부분이 새파랗게 변하면 논에 뿌린다.
논은 이른 봄에 써레를 이용해서 논바닥을 평평하게 고르고 그 위에 거름을 깐다. 모심기를 하기 전에는 한 번 더 논을 갈아준다. 못자리는 논 중에서 가장 놓은 논에 ‘곡우’무렵에 만드는데 싹이 나기 시작하면 싹의 높이에 맞춰가며 물을 더해준다. 이렇게 논의 한 쪽에 못자리를 하면 미리 물을 받아놓은 본 논에서는 논을 갈고 써레질을 한다. 써레질은 모내기를 하기 전에 논을 고르는 중요한 작업인데 물 높이는 15㎝ 정도로 한다. 예전에는 못자리를 만든 지 45일 만에 모내기를 했는데 요즘은 한 달만 있으면 모내기를 한다. 모내기는 5월 초부터 시작하는데 요즘에는 4월부터 시작해 단오 무렵에 모두 끝이 난다. 모내기를 할 때에는 주로 품앗이로 하는데 품값 조절이 끝나면 마을 사람들은 ‘써레씨시미’라 해서 함께 동네기금을 이용해서 모여 놀았다고 한다. 모내기를 하고 한 달 정도 지나면 ‘아이매기’를, 또 한 달이 지나면 ‘두벌매기’를 한다. 이 과정까지 하고 나면 ‘피사리[논에 필요 없는 피를 뽑아내는 것]’를 하고 논에 물을 뺀다. 음력 9월 정도가 되면 과거의 경우 태질을 해서 타작을 하다가 훑기를 이용했으며 1970년대~1980년대 이후에는 ‘와롱기’나 경운기를 이용해서 타작을 했다. 현대는 가정마다 개인정미기가 있어 이것으로 타작을 한다.
현재 웃광곡은 2003년부터 거의 모든 논에서 쌀겨를 이용한 ‘미강농법’과 ‘오리농법’을 이용해서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하고 있다.
밭농사는 보리, 서숙[조], 콩, 팥, 고추, 감자 등을 재배했는데 1980년대까지는 주로 보리를 많이 재배했다고 한다. 보리는 우선 밭에 거름을 뿌리면서 시작이 되는데 요즘은 거름 대신 복합비료를 300평에 20㎏ 정도씩 준다. 씨를 뿌리는 보리골은 ‘흙골’과 너비를 30㎝ 정도로 두고 소를 이용하여 ‘두벌갈기’를 한다. 그리고 10월 초에서 11월 초순에 이루어 진다. 나락의 추수가 끝남과 동시에 파종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조’밭을 갈거나 콩을 수확하고 밭이 비었을 때 파종하기도 한다. 파종을 하고나면 겨울부터 봄까지 수시로 비료를 뿌렸다. 입춘 무렵이 되면 겨울동안 눈이나 비가 내려 땅이 솟아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서릿발’을 밟는다. 그리고 해동 한 후 음력 2월 말에서 3월 초까지 호미로 김매기를 하는데 ‘아이매기’단계까지만 한다. 5월 초순이 되면 보리를 베기 시작하는데 다 베어진 보리는 바로 밭에 널어서 말려 집 마당으로 가지고 온다. 그리고 태질을 했는데 탈곡기가 생긴 이후부터는 탈곡기를 이용하여 탈곡을 했다.
서숙[조]은 보리를 베어낸 뒤 6월 초에 만생종을 파종하고 조생종은 7월 초에 심는다. 그리고 서숙골을 타는데 골을 탄지 5일 정도가 되면 싹이 튼다. 서숙의 김매기는 ‘세벌매기’를 하는데 ‘아이매기’는 솎음질을 겸해서 김을 매고 ‘두벌매기’는 본격적인 김매기, ‘세벌매기’는 호리쟁기질로 갈아서 북을 준다. 이는 뿌리를 튼튼하게 내리게 하고 잡초를 흙에 파묻어 제거하기 위함이다. 음력 9월이 되면 수확을 한다. 수확한 서숙은 가리를 세워 말리거나 양쪽으로 높이가 다르게 긴 나무를 걸친 다음, 그 사이에 베어낸 서숙을 걸쳐 말린다. 말린 서숙은 손으로 이삭을 다고 도리깨로 타작을 한다.
콩은 심기 전에 우선 거름을 내고 그 이후로는 거름을 주지 않는다. 양력 5월 말이 되면 파종을 하는데 콩과 콩 사이는 15㎝ 정도 띄운 다음에 두 개씩 심는다. 요즘은 모종을 해서 심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렇게 할 경우 수확량이 더 늘어난다고 한다. 콩은 심은 지 3~4일 뒤 싹이 올라오고 다시 3~4일이 지나면 잎이 하나인 초엽이 나온다. 초엽이 나온 뒤 5일 정도 지나면 잎이 세 개 달린 본잎이 나오는데 본잎이 다섯 개쯤 달릴 때 순을 따주면 콩의 수확량을 늘릴 수 있다. 콩을 심은 지 20일 정도 지나면 잡풀이 올라오는데 이를 제거하기 위해 ‘콩밭갈이’를 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김매기는 ‘두벌매기’로 한다. 콩은 습기를 필요로 하는 작물인데 그 양을 넘어서면 뿌리를 내리지 않고 위로 올라오기 때문에 뿌리 부분에 흙을 북돋아서 북주기를 한다. 서너번 정도로 북주기를 해 주고 이 때 지심을 같이 맨다. 수확시기는 올콩과 늦콩에 따라 다르다. 올콩과 늦콩은 20일 가량 차이가 있는데 올콩은 9월 중순, 늦콩은 10월 초에 수확한다. 수확물이 많으면 도리깨질을 하고 적을 경우에는 방망이로 타작을 한다.
[어촌 마을 퇴내의 농업]
퇴내마을은 울진군 북면 덕천리에 속해있는 자연마을이다. 주거지역 동쪽으로는 바다와 연결되어 있고 마을 뒤쪽은 야산이 있다. 퇴내 사람들은 바닷일이 잘 되면 그 수입으로 논을 사고 잘 되지않으면 논을 팔았는데 그 때문에 보유 농지의 규모는 항상 유동적이었다. 즉 농업과 어업을 겸했었는데 농사만 지었던 집은 5~6가구 정도였다. 농사의 진행은 다른 농촌지역과 같았으나 남성들이 어업에 관여하고 있었기 때문에 지속적인 노동력은 기대하기 어려웠고 대신 여성 노동력과 아이, 노인들의 노동력 비중이 컸다. 농사는 주로 벼와 보리농사를 주로 하였고 서숙[조], 수수, 감자, 양대콩, 마늘 등의 작물을 재배했다.
양력 3월 중순이 되면 볍씨를 담그고 논을 갈아 써레질을 한 다음 모자리를 준비한다. 볍시를 담근지 10일 정도 지나고 싹이 나면 모판에 흩어 뿌렸다. 모판이 만들어 지면 6월 초, 중순에 모내기를 하는데 논에 물을 충분히 대고 논갈이와 써레질을 한 뒤에 모를 심는다. 그리고 20일 정도 지나면 나락이 어느 정도 자라는데 이때부터 첫 논매기인 ‘아시매기’를 한다. 그리고 15일 정도 지나 ‘두벌매기’를 해 준다. 수확하기 일주일 전부터는 물꼬를 막아 알맹이가 잘 영글도록 하고 10월 초에서 중순부터 수확해서 말린 뒤 늦어도 11월 초까지는 타작을 끝냈다. 나락을 수확한 논에서는 논을 갈아 마늘을 심고 이듬해 6월경에 수확하였다.
밭에는 보리를 파종해 이듬해 6월 경 모내기를 하기 전에 거두었다. 10월 말이 되면 그 전에 심어두었던 잡곡을 수확하고 나서 밭을 갈고 흙을 부드럽게 한 뒤 보리골을 탄다. 보리를 흩어 뿌리고 흙을 덮은 뒤 썩은 두엄으로 덮는데 두엄은 영양분 공급외에도 보리뿌리가 얼지 않게 하는데 효과적이다. 이듬해 3월 경 보리밭골 사이에 잡초가 올라오면 밭매기를 하고 6월 초에서 중순 무렵부터 보리를 베기 시작하여 하지를 전후로 수확을 끝내고 타작을 했다.
그 밖에 서숙[조], 수수, 콩, 양대콩 등의 잡곡은 4월 말에서 5월 초순에 파종하여 10월 말경에 수확을 했다. 그 중 가장 많이 지었던 것이 서숙[조]이었다. 서숙[조]은 쟁기로 밭을 갈아서 골을 탄 뒤 촘촘하게 심었다. 그리고 싹이 올라온 후부터 수확하기 전까지 세 번 정도 김매기를 해 주는데 싹이 올라올 때 첫 김매기를 해 주고 어른 무릎정도로 올라올 때 ‘두벌매기’를 한다. 그리고 어른 허리정도로 자라면 마지막 김매기를 하면서 서숙이 바람에 쓰러지지 않도록 북을 돋아주었다. 10월이 되면 서숙을 수확하고 햇볕에 말렸다가 타작을 했다.
[산촌 마을 대수동의 농업]
울진군 북면 주인3리의 대수동은 논농사와 밭농사를 통해 생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논에서는 벼와 보리를 이모작 하다가 1970년대 초반부터 마늘 농사를 지으면서 벼와 마늘을 이모작 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대수동은 특히나 산골짜기에 자리 잡고 있어 기온이 낮기 때문에 평야촌보다 논농사의 시작이 일주일 정도 늦게 시작되었다. 벼의 품종은 주로 ‘팔달’, ‘삼종’ 등이었으며 1970년대 중반에 통일벼가 주요 품종으로 등장하였다.
먼저 경칩 무렵이 되면 볍씨를 고르고 청명 때에 그전에 골랐던 볍씨를 물에 담궈 두어 일주일 정도 싹이 나면 모자리를 만든다. 그리고 논을 갈아 볍씨가 잠길 정도로 물을 대고 볍씨를 뿌린다. 한 달 정도 지나면 모가 손가락 한마디 정도 크기로 자라는데 그때부터 물을 넉넉하게 대서 모가 잘 자라도록 관리해 준다. 모자리에서 모가 자라는 동안 본 논에서는 두벌 논갈이를 끝내고 물을 댄 다음 써레질을 한다. 써레질을 통해 논을 건사시키고 나서 하루 정도 지나고 모내기를 했다. 모내기는 주로 품앗이로 했는데 물을 확보했을 때 일시에 해내야 하는 모내기의 성격상 같은 보를 이용하는 사람들끼리 품을 모아 차례로 한 집씩 돌아가면서 품앗이로 모를 심었다. 모내기가 끝나고 20일에서 25일 정도가 지나면 잡초가 올라오는데 이 때 첫 번째 김매기인 ‘아시매기’를 한다. 그리고 10일 뒤에 ‘두벌매기’를 하고 그 후부터는 나락이 팰 때까지 틈틈이 피를 뽑아주는 ‘피사리 작업’을 한다. 대개 음력 9월 말에서 10월 초순에 나락을 베고 초 겨울에 접어 들 무렵 타작을 한다. 과거에는 탯돌에 때려서 털어낸 작업을 해방이후부터는 탈곡기를 이용했다고 한다. 타작을 바티면 나락을 가마니에 담아 건조한 방이나 뒤주에 보관하였다.
밭농사는 주로 보리, 콩, 감자, 수수, 조 등을 주로 경작했다. 이 중 가장 많이 지었던 농사가 서숙이었다. 서숙은 보리농사가 끝날 무렵인 ‘하지’를 전후하여 보리를 거두어 내고 파종을 한다. 싹이 한 뼘 가량 나오게 되면 밭고랑에 있는 잡초를 뽑아주고 ‘아시 솎는다’라고 하며 서숙을 솎아준다. 9월 경이 되면 낫으로 이삭만 잘나낸 뒤 짧은 나무막대기로 털어내고 타작한다. 콩은 알맹이가 크기 때문에 뿌리지 않고 두서너 알씩 골 위에 파종한다. 김매기를 할 때에 흙을 긁어 북을 돋아주고 가을에는 낫으로 베어 도리깨로 타작한다. 수수는 콩밭이나 서숙밭에 ‘사이짓기’를 하였기 때문에 특별한 손질이 필요 없고 수확할 때에는 이삭만 잘라 탯돌에 두드려 알맹이를 거둬들인다.
[고랭지 농업]
고랭지 농업은 표고(標高)가 높은 지대에서 이루어지는 농업으로 해발고도 600~1,000m 정도의 고지(高地)에서 이루어진다. 현재는 강원도 정선군, 평창군, 홍천군, 횡성군 등에서 이루어지는데 울진군 역시 강원도에 인접해 있어 고산지대가 많아 고랭지 농업이 일찍부터 시작되었다. 울진군에서는 지형의 특성이 맞는 곳에서 재배해야하기 때문에 금강송면에서만 고랭지 채소를 재배하고 있는데 배추, 무를 주로 재배해왔다. 금강송면에서 재배되는 고랭지 배추는 봄배추와 김장용으로 사용되는 가을배추가 대부분 차지한다. 또 금강송면에 근거하는 유기농 경영조직으로 친환경 농법 도입에 힘쓰고 있는 (사)한농복구회에서도 친환경 농법에 의한 고랭지 농업을 시도하고 있어 수박, 무, 야콘, 고구마, 감자 등의 재배에 힘을 쏟고 있다.
[친환경 농업]
울진군은 2003년부터 실험재배기, 2004년 본격 추진기, 2005년 확대 및 정착기라는 추진사업일정을 토대로 친환경 농업을 전개해 왔다. 2004년 실험재배기에는 유기질비료를 공급해주고 10개 읍면에 오리농법을 실시하였다. 후포면 삼율리에는 우렁이 농법을 시행했으며 울진읍 호월리에는 미강[쌀겨]농법을 시행했다. 밭작물의 경우 작목반 또는 농가중심으로 자발적 육성을 실시했다. 2004년도에는 2003년도의 성과를 토대로 각 논에 유기질비료를 공급해 주고 10개 읍면에 오리농법을 시행했고, 울진읍 등 8개 읍면에 미강[쌀겨]농법을 실시했다. 그리고 금강송면에 태평농법을 시행했다. 밭작물은 특작 및 채소를 기르고 곡물류 등에 친환경 농법을 시행했다. 2005년도에는 10개읍면에 모두 오리농법과 미강[쌀겨]농법을 시행하고 혼합농법으로 우렁이와 미강농법, 혹은 오리와 우렁이 농법을 혼합하여 시행하였다.
이렇게 2003년부터 지속적으로 친환경 농업을 육성한 결과 울진군은 2005년에 국제적 친환경 농업 프로젝트인 ‘울진세계친환경농업엑스포’를 거행할 수 있었다. 그리고 2007년 5월 30일 대한민국 최초로 친환경 농산물 부분에서 ‘대한민국 로하스 인증’을 획득하였고 그해 6월 20일 ‘지역특화발전특구위원회’로부터 ‘울진로하스[친환경·웰빙] 농업특구’로 지정을 승인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