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고려 후기 경상북도 울진 지역 토호인 금초(今草)가 지배층의 수탈에 저항하여 일으킨 농민봉기.

[역사적 배경]

고려 무신정권기에 농민과 천민이 주체가 되어 발생한 농민봉기는 고려 사회의 정치·경제·사회적 모순이 누적된 결과였다. 무신의 난 이전에도 토지에서 유리된 농민들이 산발적으로 지배층에 저항하였으나, 무신의 난 이후에는 농민뿐만 아니라 천민들까지 참가하는 양상으로 발전되면서 전국적으로 광범위하게 일어났다.

무신의 난 이전의 민란이 주로 경제적인 요소가 강하게 작용한 결과라고 본다면 무신의 난 이후의 민란은 경제적 측면은 물론, 사회적 요소인 신분제가 근본적으로 동요되고 있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망이·망소이의 난이나 만적의 난 등은 민중의 봉기가 경제 외적인 요소들과 관련되어 있음을 잘 보여준다.

특히 1193년(명종 23) 이의민이 정권을 잡고 있던 시기에 발생한 김사미(金沙彌)와 효심(孝心)으로 대표되는 운문(雲門)·초전민(草田民)의 봉기가 있은 후 경주를 중심으로 경상도 지역에서 농민봉기가 빈발했다. 이들 농민봉기는 정부의 회유책이 아무런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무력으로 진압되었다. 이후에도 농민봉기는 계속되어 경상도 전역이 농민봉기에 휩싸이게 되었다. 울진 지역 금초의 농민봉기도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발생한 것이다.

금초의 농민봉기가 어떠한 목적에서 일어난 것인지는 정확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잘 알 수 없다. 다만 당시의 농민봉기 대부분이 가혹한 수탈과 토지 소유관계의 모순 해결과 신분 해방을 목적으로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다면 금초의 농민봉기도 연장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다. 1199년(신종 2) 2월 명주에서 농민봉기가 일어나면서 삼척·울진 두 현을 함락하고, 동경에서 봉기한 농민군과 합세하면서 대규모 농민항쟁으로 발전하였다.

[경과]

최충헌(崔忠獻)이 집권한 1199년(신종 2) 2월 명주[지금의 강릉]의 농민들이 가혹한 수탈에 저항하여 봉기하였다. 그들은 삼척과 울진 두 현을 함락하고, 이어서 동경[지금의 경주]의 농민군과 힘을 합쳐 의성(義城) 등 주변의 주현을 침략하였다. 농민봉기를 이끈 지도자는 동경의 김순(金順)과 울진의 금초였다.

농민봉기가 지역적인 연계를 통하여 확대되자 중앙정부에서는 낭장 오응부(吳應夫)와 차합문지후 송공작(宋公綽)을 명주도에 보내고, 장작소감 조통(趙通)과 낭장 한지(韓祗)를 동경에 보내 농민들을 설득하였다. 송공작의 설득이 주효하여 1199년(신종 2) 3월 농민군의 지도자인 김순과 금초가 항복하였다. 신종은 김순과 금초에게 주식과 의복을 주어서 돌려보내도록 하였다.

[결과]

정부의 회유 공작과 지도부의 저항 포기로 봉기가 일어난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진압되었다. 그러나 지도부와는 달리 민중들은 저항을 계속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데, 1203년(신종 6) 8월 정부군의 토벌로 태백산 적괴(賊魁) 아지(阿之)를 붙잡았다는 기록은 이를 반영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의의와 평가]

금초의 농민봉기는 무신집권 시기 경제적·사회적 모순에 저항하여 일으킨 대규모 농민봉기로 동경·울진·명주 등지의 농민들이 연계하고, 지역의 토호들이 개입하여 투쟁의 역량을 극대화했다는 점에 의의를 둘 수 있으나, 정부의 설득으로 지도부인 김순과 금초가 항복함에 따라 목적하였던 성과를 거둘 수는 없었다.

김순과 금초의 항복으로 이 지역의 농민항쟁은 일단 소강상태에 접어들게 된다. 당시 연계하고 있었던 경주 지역의 토호들이 정치적 입장의 차이를 두고 분열함으로써 농민들의 역량을 효과적으로 모으지 못한 점은 한계로 지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