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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산과 물줄기가 만들어 낸 풍수 명당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31A010101
지역 경기도 광명시 소하2동 설월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이성학

설월리를 멀리서 보면 마치 마을 전체가 높이 237m의 구름산에 포근히 안겨 있는 듯하다. 설월리의 풍수는 이 구름산에서 시작되었다는 풍수 전문가들의 말이 빈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도 있을 것 같다.

[구름산의 자취들]

조선 영조 때의 실학자 여암(旅庵) 신경준(申景濬)이 만든 『산경표(山經表)』를 보면, 구름산은 죽산(竹山)에서 북서쪽으로 돌아 안성·용인·안산·김포에 이르는 한남정맥(漢南正脈)에서 갈라져 나온 소지맥(小枝脈)의 산이다. 한남정맥이 광교산에 이르러 북으로는 청계산과 관악산을 이루고 서북쪽으로는 수리산을 이루는데, 이 수리산에서 나온 지맥이 다시 서독산·구름산·도덕산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구름산의 능선 길은 대략 3.9㎞ 거리로, 지금의 하안3동까지 뻗어 있다.

1861년(철종 12) 김정호(金正浩)가 완성한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에는 우리나라의 산맥에 대한 분류와 흐름이 『산경표』와 대동소이하게 표시되어 있는데, 여기에는 구름산아왕봉(阿王峯)이라 표시되어 있다. 기록에 의하면, 구름산은 원래 아방리에 있는 산이라 하여 아왕봉(阿王峯)이라 불렸으나, 조선 후기에 산 정상이 구름 속까지 솟아 있다 하여 구름산 또는 운산(雲山)으로 바뀌어 불렸다 한다. 1864년(고종 1)에 간행된 『대동여지도』에도 아왕봉(阿王峯)으로 표기되어 있다.

[구름산의 맥]

구름산에는 좌청룡(左靑龍)[풍수지리에서 주산(主山)을 등지고 왼쪽에 있는 산을 뜻하는데, 여기서 주산이란 대체적으로 가장 높이 솟은 산을 말함]과 우백호(右白虎)[풍수지리에서 주산을 등지고 왼쪽에 있는 산을 뜻함]의 맥(脈)이 있다. 맥(脈)은 산맥이 진행하다가 거의 같은 크기와 힘으로 나누어져서 계속 진행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구름산의 맥은 남북으로 약 3.9㎞에 달하는데, 남쪽에서 능선을 따라가다 보면 정상에 이르기 전에 맥이 동쪽으로 분벽(分擘)을 한다. 분벽은 하나의 맥이 진행하다 둘로 나누어지는 것을 뜻한다. 이곳에서는 90도로 꺾여 뻗어 나가 지금의 서면초등학교 앞 사거리 근처까지 굽이굽이 흘러 백호 맥을 형성하였다.

그리고 정상을 지나 두 번째로 분벽한 것이 청룡 맥이다. 이 또한 90도로 꺾여 동쪽으로 뻗어 나가다가 다시 분벽하여 한 맥은 한국수자원공사 자리에서 멈췄고, 또 한 맥은 구름산 산림욕장을 지나 돌아서면서 말단부가 소하2동주민센터를 감싸고 소하2동삼거리 근처까지 뻗어 있다.

[설월리의 국세]

국세(局勢)는 국의 형세를 의미하는데, 국은 풍수의 가장 중심 부분으로 내룡(來龍), 즉 종산(宗山)에서 뻗은 생기(生氣)가 가장 왕성한 부분을 일컫는다. 풍수에서는 전체적인 균형도 중요하지만 특히 국이 완전무결해야 한다고 본다. 설월리 국세의 특징은 백호와 청룡이 설월리를 잘 감싸고 흘러 돌아 관쇄(關鎖)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관쇄는 청룡과 백호가 좌우에서 서로 끝부분을 맞잡거나 한쪽이 다른 쪽을 감싸 안아 물이 빠지는 곳이 좁아진 상태를 의미한다. 이러한 관쇄의 형국으로 설월리는 음택지(陰宅地)와 양택지(陽宅地)로서 동시에 가치가 있는 지형을 갖추고 있다.

물론 국세를 잘 이룬 양택지에는 대개 그 안에 음택지도 동시에 형성된다. 양택지를 찾을 때는 넓은 국세를 필요로 하고 음택은 양택에 비해 작은 국세를 필요로 하므로, 만약 음택지를 찾는다면 설월리 마을 위쪽에서 혈을 찾아야 한다. 설월리를 음택지 중심으로 논한다면 위에서 말한 마을을 크게 감싸고 있는 청룡과 백호는 음택지의 외청룡[풍수지리에서, 묏자리나 집터의 뒷산에서 왼쪽으로 뻗어 나간 산줄기 가운데 가장 바깥쪽에 있는 줄기]·외백호[풍수지리에서, 오른쪽으로 뻗어 나간 여러 갈래의 산줄기에서 가장 바깥쪽에 있는 줄기]의 가치에 해당된다. 대개 명당자리는 명당 앞에 집터나 묏자리의 맞은편에 있는 가까우면서 작은 산인 안산(案山)이 따로 있는 경우와, 청룡이나 백호가 뻗어 나가 스스로 안산을 만드는 경우가 있는데, 설월리의 경우 백호가 청룡을 감싸 돌면서 안산 역할을 하고 있다.

[물줄기의 형세]

산 속에서 나와 산 속으로 흐르는 물을 득파(得破)라고 한다. 설월리의 득파를 보면 먼저 백호 쪽에서는 옛날 빨래터 자리 위쪽에서 물이 흘러내려 청룡 쪽인 금강정사 우측을 흐르는 물과 합수(合水)한다. 또 하나는 지금의 약수터 근방에서 흘러 내려온 물줄기와 금강정사 좌측, 즉 청룡맥의 허리 부근에서부터 흘러 내려온 물이 합수(合水)하여 흘러 소하성당 한마음공소 쪽을 지나 다른 산에서 내려온 물줄기와 합류하여 안양천과 만나게 된다.

이 물줄기들은 수량이 풍부한 것도 아니고 물길 또한 크지 않았지만, 그나마 지금은 개발이란 이름으로 복개되어 물길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다만 멀리서 안양천설월리를 바라보며 만궁수(彎弓水)를 이루고 한강으로 흘러가고 있다. 만궁수(彎弓水)란 명당 앞을 지나는 하천이나 물이 혈을 중심으로 봤을 때 둥글게 감싸고 지나가는 것을 말하는데, 마치 활시위를 당겨 활이 휜 형태처럼 흐른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안양천이 만든 만궁수가 설월리를 더욱 명당으로 만들어 주고 있는 것이다.

[정보제공]

  • •  김승진(남, 1965년생, 육효학회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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