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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5100004
분야 문화·교육/문화·예술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지역 경상북도 영천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박세호

[개설]

경상북도 영천시 화산면 가상리 마을은 화산 산맥의 한 지맥이 동남쪽으로 뻗고, 다른 한 지맥이 동일 방향으로 뻗어 각각 마을 앞뒤의 산맥을 이루고 있는 사이에 들을 형성하고, 구일안못에서 발원한 냇물이 남으로 흘러 들의 중앙부를 통하여 신녕천을 이루는 지류를 형성하는 곳이다. 옛날부터 마을 뒤 백학산은 경치가 매우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했다.

영천의 가상리 마을의 주민 수는 100명 남짓한데, 이러한 영천의 한적한 한 시골 마을에 미술관이 들어서고, 동네 곳곳에 작가들의 미술 작품이 전시되는 생동감 넘치는 미술 마을로 다시 태어났다. 조용했던 작은 시골 마을이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로 활기를 찾고 있다.

이렇게 외지 관광객들의 관심의 대상이 된 곳은 영천시 화산면 가상리를 중심으로, 화산1리와 화산2리, 화남면 귀호리 등 네 개 마을이다. 이 중 가상리 마을의 중심에는 시안미술관이 자리하여, ‘2011 마을 미술 행복 프로젝트’ 사업으로 전국 최대 규모의 미술 마을로 변신하였다.

가상리 마을 일대를 중심으로 미술의 장이 펼쳐지면서, 최근 지붕 없는 미술관으로 자연과 문화유산을 연계한 예술 루트를 생성하여 미술 마을이 조성되었다. ‘2011 마을 미술 행복 프로젝트’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마을 미술 프로젝트 추진위원회와 각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생활 공간 공공 미술로 가꾸기’ 사업으로, 가상리 마을의 역사와 지리, 생태적·문화적 가치를 활용하여 작가들의 생기 넘치는 에너지로써 공공 미술을 통해 새로운 문화 공간을 조성하였다.

2011년 8월부터 전국의 역량 있는 미술 작가 50여 명이 45개 팀을 구성하여 석 달여 간 마을에 머물며 작업을 추진한 결과, 조용했던 농촌 마을이 시안미술관 일대를 중심으로 마을 전체가 박물관화된 것이다.

동네 주민으로부터 버려져 있던 가상리의 마을회관은 ‘우리 동네 마을사 박물관’으로 변했고, 버려진 빈집은 카페와 갤러리로 재탄생하여 일부러라도 들르고픈 명소가 되었다. 기존에 있던 공간을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해석해 마을의 정체성을 살리면서 예술적 공간으로 승화시킨 것이다.

영천 가상리 일대는 살아 있는 현장 체험의 신선한 지붕 없는 미술관이 되었고, 마을의 생태 환경과 미술 작품까지 감상할 수 있는 문화 예술촌으로 변신하였다.

[가상리마을의 어제와 오늘]

가상리 마을은 약 500년 전에 구의헌(九宜軒) 권열이 안동에서 처음으로 입향하여 정착한 곳으로, 당시부터 가래나무[추자(楸子)나무]의 숲이 무성하였기에 ‘가래실’이라고 하였다. 가래실에는 윗가래실과 아랫가래실이 있는데, 새애모태와 모산 모두 가래실 아래에 있는 마을로서, 예로부터 사람들이 정착한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이러한 전형적인 농촌 마을에 2002년에 폐교를 활용하여 시안미술관이 들어섰고, 10년의 세월이 흐른 2011년에는 ‘영천 별별 미술 마을’이란 이름의 ‘신몽유도원도(新夢遊桃園圖)-다섯 갈래 행복길’이라는 주제로 농촌 마을의 흔적과 예술 작품이 어우러진 새로운 형태의 농촌 예술 마을이 탄생했다. 500년의 역사가 녹아 흐른 평범한 농촌 마을의 역사에 이제 예술이 흐르는 문화적인 공간의 새로운 역사가 더해진 것이다.

현재 가상리 마을에는 안동 권씨 입향조인 구의헌의 종택이 있고, 건너 산기슭에는 묘소와 유허비가 있으며, 또 임진왜란 당시 고을을 지킨 자손들의 묘와 묘비가 즐비하게 서 있다. 그리고 이들을 수호하는 모선재사(慕先齋舍)와 정자인 오학정(烏鶴亭)이 있어 충(忠)·용(勇)·훈(勳)의 자취가 물씬 풍기는 곳이기도 하다.

또, 창녕 조씨, 영천 이씨 등의 문중 정자와 제실·서원·종택 등이 25개소에 이르며, 옛날 정미소와 우물, 토성이 남아 있고, 수달이 사는 실개천과 산책로도 있다.

이러한 가상리 마을의 전통적의 역사 공간들이 차츰차츰 바꿔지기 시작하여 권응수(權應銖) 장군과 20여 명의 충의 의사들이 의병을 일으켰던 스무골을 중심으로 당시 시대상을 반영한 미술품이 설치되어 있으며, 종택과 골목길은 마을의 역사와 생태를 경험할 수 있는 고택 체험관 및 골목 벽화를 설치하여 벽화를 탁본하면서 산책할 수 있는 산책로가 꾸며져 있다.

평범한 버스 정류장은 버스를 타지 않아도 정류장에 한번 앉아보고 싶도록 예쁘게 꾸며 ‘예쁜 시골버스 정류장’이란 이름으로 바꾸어 놓았고, ‘우리 동네 마을사 박물관’은 원래 마을회관이었으나, 현재는 주민들의 사진 작품으로 꾸며진 마을의 역사와 유물, 동네의 풍경을 간직한 아름다운 공간이 되었다.

수달이 사는 실개천에는 수달을 관찰할 수 있는 ‘수달 관측소’가 있으며, 마을의 우물터에도 안아서 휴식을 취하며 생각에 잠기는 공간으로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마을 가운데는 시안미술관이 있어 차와 다양한 전시를 즐길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영천 별별 미술 마을의 신몽유도원도-다섯 갈래 행복길]

가상리 마을은 ‘영천 별별 미술 마을’이란 이름으로 선보이는 ‘신몽유도원도-다섯 갈래 행복길’이라는 주제로, 마을의 예술 작품과 특징을 가장 잘 보여 줄 수 있는 다섯 개의 길을 중심으로 조성되어 있다.

가상리 마을이 지닌 생태적 환경을 그대로 보존하기 위해 친환경적인 방식에 초점을 두어, 관람객들이 다섯 개의 길을 따라 걷기도 하고 자전거를 타기도 하면서 예술 작품과 아트 마켓, 마을사 박물관 등을 찾아 감상하면서 거대한 동네 미술관을 경험할 수 있도록 꾸며 놓았다.

‘영천 별별 미술 마을’에 설치된 작품들을 보면, 동네의 역사와 유물로 꾸며진 ‘우리 동네 마을사 박물관’, 마을 어르신들의 핸드 프린팅 ‘위대한 손’, 농산물을 판매하고 주민이 만든 전통 공예품을 구입할 수 있는 ‘알록달록 만물상’, 농촌의 일상을 표현한 ‘신강산 무진도’, 풍선과 여행에 초점을 맞춰 동심의 세계로 환상을 떠나는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예쁜 시골버스 정류장’, 실개천에서 수달을 관찰할 수 있는 ‘수달관측소’ 등 모두 45개의 예술 작품이 설치되어 있다.

‘영천 별별 미술마을’의 신몽유도원도-다섯 갈래 행복길은 걷는 길, 바람길, 스무골길, 귀호마을길, 도화원길로, 동네의 다섯 개 길마다 오행적 순환의 원리와 마을 역사, 작가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설치·회화·조각·미디어아트 등이 설치되어 있다.

‘걷는 길’은 가상리 마을을 중심으로 골목골목 숨어 있는 예술 작품을 찾아 보는 산책길로, 전체 작품의 80%가 밀집돼 있어 쉬엄쉬엄 걸으면서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인포메이션 센터로 이용되는 바람의 카페는 작품 감상의 시작으로 출발해도 좋지만, 마지막으로 들러 쉬어가면서 잠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곳이다. 주민의 사진으로 마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우리 동네 마을사 박물관, 주민들이 만든 다양한 소품과 농산물, 보자기 등 수공예품을 구매할 수 있는 알록달록 만물상, 골목 벽화와 마을의 역사와 생태를 경험할 수 있는 고택 체험 풍영정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바람길’에는 자전거와 아트 자동차를 타고 바람을 가르며 마을을 커다랗게 한 바퀴 도는 동네 미술관 길이 있어, 쓸쓸함만 묻어났던 버스 정거장과 느티나무는 편안한 쉼터로 바뀌었고, 농촌의 일상을 담은 ‘신강산무진도’와 ‘신몽유도원도-바람부는 날’ 등 대형 벽화가 그려져 있다.

‘스무골길’에는 솟대가 세워진 가상교와 수달 관측소가 있다. 또, 임진왜란 때 권응수 장군과 20여 명의 충의 의사가 백성들과 함께 의병을 일으켰던 스무골을 중심으로 당시 시대상을 반영한 미술품이 설치되었으며, 역사와 풍수를 바탕으로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생태 환경과 역사, 예술 트레킹 코스이다.

‘귀호마을길’에는 조선 후기의 학자 귀애(龜厓) 조극승(曺克承)귀애고택(龜厓古宅)조극승을 추모하여 세운 귀애정(龜厓亭), ‘저 하늘 별을 찾아’ 등의 역사와 어우러진 예술 조각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도화원길’은 프로젝트의 시작 또는 끝에 해당하는 길로서, 넓은 복숭아밭이 펼쳐진 모산 골짜기와 빗물이 고여 만들어진 모선재, 저수지에 내려앉은 별을 보는 것으로 시작하며, 느티나무 밑의 쉼터 ‘바라보기’와 저수지에 뜬 ‘별의별’ 등의 작품, 그리고 안동 권씨 재실이 있다.

영천시에서는 다섯 개 마을에 걸쳐 다섯 갈래 행복길에 조성된 미술 작품들을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아트투어 차량과 아트 자전거를 준비해 시골 풍경과 함께 작품들을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도록 하였다.

[시안미술관]

시안미술관은 2002년 폐교된 화산초등학교 가상분교에 전면적인 리노베이션을 통해 6천 평의 잔디 조각 공원과 야외 음악당 등을 설치한 삼각 지붕의 유럽풍 3층 건물로, 2004년에 개관하고, 미술관 등록은 2005년에 마쳤다.

시안미술관 세 개의 층에는 각각 네 개의 전시관을 갖추고 있으며, 자료실·수장고·영상세미나실 등 다양한 시설과 관람객을 위한 카페도 마련되어 있다.

시안미술관은 넓은 잔디밭 위 다양한 조형물들이 모여 미술관의 운치를 더해 주며, 봄이나 가을, 주말이면 2천~3천 명이 찾고 있다. 각층의 마루 바닥이 삐걱삐걱 소리를 내는 것도 예스러움을 전해 주어 더욱 사랑이 느껴지는 곳이며, 자연 속의 미술관, 그것도 대자연을 음미할 수 있는 미술관이 바로 시안미술관이다.

시안미술관은 2005년 한국여행작가협회로부터 ‘폐교를 활용한 가장 아름다운 미술관’으로도 선정된 바 있으며, 최근에는 드라마 촬영지와 사진 촬영지로도 각광을 받고 있을 만큼 문화와 관광, 교육의 중심지이다.

2009년 문을 연 ‘어린이 미술관’은 가족 단위 관람객이 꾸준히 찾아오는 곳인데, 가족 나들이를 겸해 미술관을 방문하게 되면 하루 동안 아이들이 미술관에서 미술 체험을 하고, 근처 마을을 돌아다니며 농촌 체험을 할 수 있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교육적 효과가 있고, 어른들은 과거를 추억하며 향수에 젖어들게 되니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는 곳이다.

한편, 시안미술관은 국제 행사 기획전 개최, 어린이 미술관 운영, 다양한 문화 교육 및 예술 체험 놀이 프로그램, 지붕 없는 미술관에서 숨은 작품 찾기 등 신나고 창의적인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으며, 향토 작가 발굴 및 창작 공간 제공에도 힘쓰고 있다.

[영천의 별별 마을 여행길]

2011년 문화재청에서 개최한 ‘이야기가 있는 문화유산 여행길 공모’에서 가상리 일대를 포함한 영천의 별별 마을 여행길이 선정되었는데, 별별 마을 여행길은 영천시 화산면 가상리화남면 귀호리 일대를 중심으로 한 다섯 갈래 길과 ‘신몽유도원도’를 주제로 한 행복 프로젝트를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별별 마을 여행길의 테마는 화산면·화남면·화북면·임고면에 걸쳐 있는 예술 작품과 문화유산에 대한 인식 및 자긍심 고취, 심신의 안락과 여유, 즐거움의 향유, 마음의 치유와 관련된 내용이다.

투어 길은 영천 별별 미술마을 → 시안미술관귀애정오리장림자천교회옥간정, 모고헌정각 별빛마을보현산천문대천수누림길임고서원을 돌아오는 코스로, 영천 지역의 유무형 문화유산 및 자연 유산에 내포된 역사적 의미, 지역적 특성, 주변 자연 환경 등의 이야기를 반영하고 있다.

[기대 효과와 과제]

가상리 마을에 미술의 장이 펼쳐지면서 다양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우선, 영천 지역의 지리와 역사, 문화적·생태적인 특성을 이용하여 테마가 있는 공공 미술 마을을 조성함으로써, 마을 주민에게 일상 속 예술 향유의 기회를 제공했고, 삶의 질 향상과 지역민으로서의 자긍심을 고취할 수 있었다.

또한 공공 미술을 통한 도시 재생의 새로운 모델을 제안하여 향후 문화 관광 자원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으며, 마을에 작가들의 작품이 공모, 전시됨으로써 공공 미술의 새로운 장을 모색하는 작가들을 발굴하여 창작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가상리 주민들은 “지붕 없는 미술관인 ‘영천 별별 미술 마을’에서 생활 속의 문화 예술을 향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하면서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에 시민 정서 함양과 휴식 공간으로도 널리 애용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영천의 문화 관광 인프라가 한 단계 격상됨에 따라 지역 관광 활성화도 기대된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가상리 마을 전체가 곧 예술 작품으로 인식되기 위해서는 작품을 감상하는 것 이상의 감동이 필요하다. 각 작품에 깃들어 있는 재미있는 스토리가 다섯 갈래의 길로 연결되고, 이 길은 다시 마을 전체가 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스토리 텔링이 요구된다.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각 길마다 특화된 가이드 프로그램과 마을 미술 프로젝트에 대한 마을 주민들의 이해가 뒷받침되어야 하며, 무엇보다 예술 작품이 처음처럼 유지, 보존될 수 있도록 관계 기관의 지속적인 지원이 요구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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