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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비평준화의 현주소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31C020204
한자 高等學校非平準化-現住所
지역 경기도 광명시 철산동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양철원

[교육 문제는 광명시의 계속되었던 화두]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광명시 교육에서 주요한 화두는 절대 부족한 관내 고등학교의 수였다. 1981년 개청 당시 광명고등학교광명여자고등학교[현 명문고등학교], 광명공업고등학교 3개교에서 1991년 광명북고등학교가 개교했지만 중학교 졸업 학생 중 상당수가 관내로 진학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었다. 이 문제는 1997년 광문고등학교소하고등학교, 충현고등학교 등 3개의 고등학교가 개교하면서 해소되었다.

2000년대 들어서부터 2013년 평준화가 되기까지 광명시 교육의 화두는 고등학교 입시 평준화 문제였다. 인근의 부천시와 안양시는 고등학교가 평준화된 지 오래었지만 광명시는 비평준화 지역이었다. 비평준화 문제는 특히 정권의 변화에 따른 교육 정책의 변화에 민감한 사안으로 도 교육감과 국회의원, 시장 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되기도 할 만큼 지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

[비평준화 지역 학생들이 겪었던 문제들]

비평준화 지역 학생들은 평준화 지역 학생들과 다른 생활 패턴을 갖고 있었다. 광명 지역 학생들은 중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고등학교 입시를 준비해야 했다. 그것은 당연히 중학생들에게 중압감으로 다가왔다. 그런 중압감은 중학교 1학년과 2학년보다는 3학년 학생들에게 더 심했다.

중학교 3학년의 경우도 학기 초보다는 중반에서 후반으로 갈수록 심해졌다. 그리고 가고자 하는 고등학교를 선택해야 하는 시점에서 중압감은 정점에 이르렀다. 고등학교를 선택한 후 학생들은 해당 학교에서 시험을 치뤘다. 만일에 떨어질 수도 있다는 상황이 학생들을 위협했다. 대학 입시를 치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고등학교 입시생의 과정을 광명시 중학교 학생들은 미리 겪는 것이었다. 이런 현실을 수용할 수밖에 없었던 중학생들과 교사들은 고등학교 입시 경쟁을 대입을 위한 ‘사전 예방 주사’, ‘수능 미리 맛보기’ 정도로 이해하려고 노력하였다. 그렇다면 그 당시 고등학교 입시를 준비했던 광명시 중학생들의 평균 일상은 어떠 했을까?

하안중학교에 다녔던 손현우[가명] 학생은 2010년도에 졸업해 광명고등학교에 입학하였다. 손현우 학생은 비교적 느긋하게 고등학교 입시를 준비하는 축에 속했다. 쫓기듯 공부했던 학생들에 비하면 그러 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고등학교 입학을 걱정하는 학생들의 분위기로부터 자유롭지는 못했다. 긴장을 하고 싶지 않아도 그럴 수 없는 분위기 탓이었다. 아이들이 전반적으로 긴장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집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부모님이 특별히 공부하라고 요구하지는 않았지만, 알아서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되는 분위기였다. 그 당시 광명시내 학생들은 비평준화로 인한 극심한 경쟁 환경을 중압감, 눈치보기식으로 내면화하고 있었다. 학부모들도 역시 이런 분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학생과 학부모는 이런 분위기 때문에 서로 안쓰럽고 불편한 관계가 되기도 했다.

손현우 학생은 여느 광명시내 중학생들과 다르지 않은 중학교 3학년 생활을 보냈다. 그의 일과는 대략 이랬다. 아침 7시에 일어나 등교 준비를 한 후 집에서 8시에 출발해 8시 20분쯤 학교에 도착했다. 아침 자습시간에 문제를 풀고 수업을 한 후 4시경 집으로 귀가했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밥을 먹은 후 6시 30분까지 학원으로 갔다. 이보다 1시간 일찍 가는 경우도 있었다. 학원에서는 저녁 10시까지 생활했다. 영어와 수학을 주로 공부했고 국어나 과학도 공부했다.

집에 와서는 다시 정신을 차리기 위해 세수를 하고 학교와 학원에서 배운 것을 복습했다. 교육방송 문제를 풀기도 했다. 12시쯤 잠이 들었지만 때론 1시나 2시까지 공부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렇듯 손현우 학생은 1주일 내내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 생활을 보냈다. 학원에서 같은 처지에 있는 아이들과 생활하다 보면 긴장도 공유되었고, 혼자 있으면 생활이 흐트러질까 걱정도 돼 학원에 더욱 의존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 정도의 생활 패턴은 어느 정도 여유를 갖고 있는 경우였다. 학교에서 바로 학원차를 타고 학원으로 향하는 경우도 있었고, 새벽 3시까지 공부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학교에서 점심시간에 밥을 먹고 바로 공부를 하거나, 교실이 시끄러울 경우 가정실을 이용해 공부를 하는 학생도 있었다.

[입시 위주의 환경이 만들어 냈던 왜곡된 현실]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고등학교 3학년을 방불케 했다. 이런 과정을 겪고 원하는 학교에 입학해도 다시 반 편성을 위한 입학 고사가 기다리고 있었고, 바로 고등학생으로서 다시 본격적인 대입 경쟁 대열에 합류해야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서울에서 이사 온 중학생들의 경우 적응을 제대로 못해 힘들어 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극심한 경쟁 상황에 직면해 고등학교 입시를 준비해야 했는데 그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반대로 원하는 고등학교를 갈 성적이 안 될 경우 서울 등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는 경우도 있었다. 부모도 함께 힘든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었으니, 원하는 고등학교를 가거나 최소한 선택한 학교에서 탈락하지 않도록 함께 발버둥을 칠 수밖에 없었던 것이 그 당시 광명시의 현실이었다. 또 모든 학생들이 입시생으로서 경쟁을 하는 상황이었으니 긴장을 늦추거나 방심하면 그 결과는 바로 성적으로 나타나, 학생들은 자전거 페달 밟기를 멈출 수 없는 상황이었다. 불안감이 학생들을 더욱 초조하게 만들었다.

이렇듯 입시 위주의 환경은 교사와 학생 간의 관계도 왜곡시켰다. 학생들은 학생들대로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교사들 역시도 입시와 진학 지도를 위해 교무실에서 쉴 틈이 없었다. 극단적인 왜곡 현상도 발견되었다. 교사에 대한 학생들의 존중감이 약해지는 경우였다. 교사를 입시 관문을 통과하기 위한 수단 정도로만 여기는 경우였다. 전통적인 ‘사제지간’의 인간관계를 찾아보기 어려운 경우였다.

중학교에서부터 고등학교 입시를 준비해야 했던 광명시의 또 다른 풍경은 곳곳에 즐비했던 학원가였다. 경쟁은 좀 더 나은 선택을 전제로 이루어 졌다. 더 나은 고등학교를 가기 위해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학부모들은 부담은 부담대로 짊어졌고 경쟁으로 인한 여러 대가들을 치러야 하는 형편이었다. 그래서 학부모들은 이를 피하기 위해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비평준화’를 놓고 한 번 더 고심했다. 평준화 지역으로 아이를 보낼 것인가, 아니면 비평준화 지역으로 아이를 보낼 것인가?

또 하나의 풍경은 고등학교 서열화였다. 광명 지역의 중학생과 고등학생이라면 어느 고등학교가 우수하고 그렇지 않은지를 알고 있었다. 꼭 학부모가 아니더라도 지역 실정에 관심이 있다면 고등학교의 서열화 실상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고등학교 서열화의 최대 피해자들은 결국 학생들이었다. 교복 색깔만으로 학생들의 우열이 판가름되는 것이었다. 학생도 알고, 학부모도 알았다. 미래의 많은 가능성을 안고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잠재된 능력이 교복 색깔과 모양으로 판단되었고 서열화 되어 버렸던 실정이었다.

광명 지역에서는 이런 실정의 모순과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시민사회의 노력이 진행되었다. 고등학교 입시 평준화를 요구하며 학부모 단체와 시민 단체들이 다양한 노력을 하였다. 물론 지역에서는 평준화를 두고 어느 방식이 좋은 것인지를 두고 찬반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학생들은 비평준화의 문제점을 인식하면서도 경쟁의 이점을 수용하며 적응하는 경우도 있었다. 교사들 역시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단일한 제도 하에서 그 이점을 발전시켜 가는 것이 아닌, 찬반의 문제로부터 혼선을 겪고 시행착오를 겪었던 것이 2013년 평준화가 되기 이전 광명시 비평준화 교육의 현주소였다.

[정보제공]

  • •  손현우(남, 17세, 광명고등학교 재학 중)
[참고문헌]
[수정이력]
콘텐츠 수정이력
수정일 제목 내용
2014.11.25 원고 내용 전반적으로 수정 및 보완 2013년 평준화가 되었으므로 문장 내용을 모두 과거형으로 수정하고 내용 일부 보완함
이용자 의견
잉** 광명시는 2013년부로 고교 평준화가 시행되었습니다. 2014년 현재의 시점에 맞게 일부 내용 수정 부탁드립니다.
  • 답변
  • 디지털광명문화대전을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해당 부분 확인 후 수정 및 보완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2014.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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