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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박물관을 세우다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31B030202
한자 -博物館-
지역 경기도 광명시 노온사동 능말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김덕묵

금복현 씨가 아방리[능말]에 들어온 지도 25년이나 되었다. 경기도 안산시 고잔동에서 부채를 만들던 그는 당시 2500만 원을 주고 마구간이 있고 방 하나가 있는 작은 민가를 샀다. 그 집을 고쳐서 작업장을 만들고 방 하나를 두고 살았다. 그리고 2001년에 현재의 건물을 지어 박물관과 작업실로 사용하고 있다.

빨간 벽돌에 합죽선으로 장식한 외벽이 아름다움을 자아내는 2층 건물의 박물관은 처음에는 지하에 15평[49.59㎡] 크기의 작업실을 두었다. 하지만 그곳에서 일을 하면 습기 때문에 몸이 좋지 않고 물건도 상하여 전시실로 사용하는 2층으로 짐을 옮겼다. 그런 이유로 전시실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 현재 그는 15평의 전시관에 200여 점의 부채를 전시하고 있다. 그가 가지고 있는 부채 중에는 300년이 넘는 부채를 비롯해 황금찬 시인의 자작시가 적힌 단오합죽선, 조선시대의 화조민화선, 개항기 기생들이 사용하던 화각홍접시에서 소박한 무늬목 부채, 청순하면서도 화려한 자수목단원선부채, 새의 깃털로 만든 공작선부채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제대로 된 부채박물관 만드는 게 꿈]

청곡부채박물관 은 아직 그의 꿈을 완성한 것이 아니다. 전문적으로 박물관을 하면 직원도 있어야 하고 손님도 맞이해야 하는데 지금은 여력이 부족하여 작품 활동에만 주력하고 있다. 그는 아방리[능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적당한 땅을 골라 여러 개의 박물관이 밀집된 박물관 타운을 건설하여 그 속에 부채박물관을 짓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왜냐하면 박물관이 여러 개가 연계되어 같은 주차장을 쓰면서 타운을 형성하고 있으면 관람객들의 발길이 그만큼 잦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박물관만 달랑 있을 때는 관람 코스로서 각광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근처는 땅값이 비싸고 그린벨트 문제도 있기 때문에 광명시에서 관심을 가져 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는 음악에도 관심이 있어 고음반이나 악기 등도 많이 수집해 두었는데, 이것도 박물관을 만들어 전시해 두고 싶은 의지를 가지고 있다. 서른 살 때부터 부채에 미쳐 현재 예순두 살이 될 때까지 그의 삶은 부채와 함께한 장인의 길이었다. 선풍기와 에어컨이 없던 옛날 부채는 사대부나 기생, 광대, 부인 등 누구나 가지고 다니던 생활의 필수품이면서도 멋을 내는 장식품이기도 하였다.

여름철 누워 있는 손자의 얼굴 위로 모기를 쫓으면서 살살 부쳐 주시던 할머니의 부채, 멋스러운 붓글씨로 휘갈겨진 사대부의 도포 자락에 숨겨진 부채, 화려한 무늬로 장식된 부녀자들의 부채, 폈다 접었다 하며 시원하게 한 자락을 뽑아내는 명창의 부채, 줄광대의 손마디에서 균형을 잡기 위해 아슬아슬하게 펴졌다 접혀지는 부채 등 현대인의 핸드폰처럼 옛사람들에게 부채는 그들만의 기호품이기도 하였다.

우리의 전통 풍습에서는 단옷날 부채를 선물하는 풍속도 있었다. 옛사람들의 멋스러움과 생활 문화가 담긴 우리의 전통 부채는 그가 있었기에 다시 각광받을 수 있었다. 애정을 가지고 모은 수집품을 보살피며 박물관을 만들고 싶다는 그의 꿈이 이루어지고, 부채들을 통해 옛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만들어지길 기원한다.

[정보제공]

  • •  금복현(남, 노온사동 주민, 청곡부채박물관장)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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