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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콘텐츠가 된 아방리농요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31B020105
지역 경기도 광명시 노온사동 능말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김덕묵

[450여 년간 불려 온 농요]

아방리[능말]의 넓은 벌판 ‘개롱태이들’에 농요가 울러 퍼진 지도 450년이나 되었다.

아방리농요는 마을 주민 양주만 씨 등이 부르던 것을 발굴하여 2003년 경기도 민속예술축제에서 대상을 수상했고, 그 후 매년 두 차례씩의 공연을 하며 시민들에게 광명시의 전통 문화를 알리는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1950년대만 하더라도 아방리[능말] 벌판에서는 두레가 행해지고 주민들은 농사일의 고단함을 농요로 달래며 공동 작업의 호흡을 맞추었다. 그 넓은 개롱태이들 벌판에서 두레패 깃발을 휘날리며 모내기며 김매기를 하면서 부르던 소리가 이제는 아방리 민속보존회를 통해 전승되며 광명시의 대표적인 향토문화콘텐츠가 되었지만, 마을 주민 중 젊은 시절 벌판에서 아방리농요를 부르던 많은 분들이 작고하고 이제는 몇 분만이 남아 있다. 그러나 농요가 농토를 떠났다고 해도 그 유용성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도시의 사람들에게도 농요는 새로운 문화 콘텐츠로 다가갈 수 있는 살아 있는 문화이다.

[광명의 문화 콘텐츠로 되살아 난 아방리농요]

2009년 9월 용인민속촌에서 열리는 경기도 민속예술축제에 참가하기 위해 광명문화원 앞마당에서는 양승옥 씨와 임웅수 씨의 지도하에 아방리농요 예행 연습이 한창이었다. 당시 행해진 전 과정을 통해, 농토에서 불리던 농요가 무대에서 연행 예술로 어떻게 양식화되고, 아방리 주민들이 어떻게 자신들의 문화를 창조적으로 계승하는지를 살펴보자.

무대는 네모나게 논을 만들어 놓고 모를 곳곳에 던져 놓았다. 논가에는 논에다 물을 퍼붓는 가래와 용두레, 두레박을 설치해 놓았다. 소품은 플라스틱으로 만든 모, 가래, 용두래, 두레박, 지게, 호미, 패랭이, 우장, 농민복, 짚신, 깃발[용기, 영기, ‘신농유업’이라고 적혀 있는 농기, 마을 기 등], 풍물패 악기, 새참 하는 아주머니들의 조리 도구와 재료[대나무 광주리, 물동이, 술병, 가마솥, 솥뚜껑, 밀전병, 키, 땔감]이다. 순서는 들나가기[들풍장]→모찌기→모심기→논두렁밟기→논매기[애벌매기]→유월유두 벼멸구잡기→상여놀이→논매기[두벌매기]→논매기[만벌]→신명의 한마당 순으로 이어지며, 전 과정은 30여 분이 소요된다.

들나가기는 깃발을 든 사람들이 선두에 나가면, 풍물패가 풍물을 치며 그 뒤를 따르고, 농군들이 패랭이와 우장·호미를 들고 뒤를 따르며, 음식 재료와 취사도구가 들어 있는 광주리를 머리 위에 올린 아주머니들 순으로 논가로 입장한다. 모찌기를 하고 이어서 모심기를 한다. 선소리꾼의 소리에 맞추어 농군들은 모심기를 한다. 논가에 있는 아주머니들은 솥뚜껑을 엎어 놓고 밀전병을 조리한다. 농가에 있는 농군 두 사람은 바가지와 용두레로 논에 물을 퍼붓는 동작을 재현한다. 농군들은 모를 다 심은 후 논가로 나와 풍물패의 소리에 맞추어 한바탕 논다. 놀고 난 후 논두렁에 일렬로 서서 논두렁밟기를 한다.

이어서 선소리꾼의 소리에 맞추어 호미를 들고 논매기[애벌매기]를 하고 논가로 나가 새참을 먹는다. 농군들이 새참을 먹는 동안 아주머니들은 밀전병을 논에 던지며 비손을 한다. 이것은 유월 유두에 벼멸구를 잡기 위한 농제를 재현한 것이다. 새참을 먹은 농군들은 한바탕 놀게 되는데, 이때 상여놀이를 재현한다. 농군들은 지게를 엎어 놓고 상여를 맨 시늉을 하고 아주머니들은 그 뒤를 따르며 곡을 한다. 농군 한 명은 논에 물을 퍼내던 바가지를 거꾸로 들고 대나무 지팡이를 짚고 있는 상주 흉내를 낸다. 과거에는 논가에서 놀 때 이러한 놀이를 하고 놀았다고 한다.

이어서 앞과 같이 두벌매기와 논매기[만벌]을 한다. 김매기가 끝나면 각각 용기(龍旗)를 든 두 사람이 논으로 들어가 좌우로 서서 깃발을 돌린다. 이어서 깃대를 든 사람, 풍물패, 농군, 아주머니들이 입장할 때와 같은 순서로 논가를 한 바퀴 돈 후 무대 앞에서 신명나게 한바탕 노는 것으로 끝이 난다.

아방리농요가 무대에서 재현되는 양식을 보면 모찌기에서 모심기, 김매기까지의 일상적인 농사 과정을 극화한 것을 알 수 있다. 초창기 경기도 민속예술축제에 나갈 때는 소를 몰고 써래와 쟁기질을 하며 논을 갈고 삶는 행위까지 했다고 하나 근래에는 이 과정은 하지 않는다. 농번기에 농사짓는 과정을 극화하여 무대 예술화되었지만 아방리농요는 현대 도시화된 광명 지역의 시민들에게 놀이의 한마당을 제공해 준다. 또한 이러한 놀이를 통해 주민들은 향토문화를 접하고 지역의 정체성을 확인하며 도시민들에게 농사짓는 일상의 모습을 체험한다. 농요가 농토를 떠나 도심 속의 어느 운동장에서 열리게 되지만 그 속에 참여하는 참여자나 구경꾼 모두에게 농요는 이제 창조적인 문화적 기재로서 다가가는 것이다.

[정보제공]

  • •  양승옥(남, 1955년생, 노온사동 주민, 애기능저수지 관리인·아방리 민속보존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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